2002-03-13 17:42

수출 살아나면 경기과열 진입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수출이 회복되면 오로지 내수 팽창에 의존해 급상승 중인 경기가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13일 `최근 경기 점검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산가격의 안정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2.4분기중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단계별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과 함께 유동성이 과잉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현재의 내수 상승세가 유지되면 수출이 본격 회복되지 않아도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5∼6%)을 웃돌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지난 2001년 2.4분기 이후 수출이 침체한 가운데 소비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주도, 같은 해 3.4분기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126.3%로 하락했으나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율은 97.5%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이 살아나면 본격적인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돼 `과도한 소비와 투자심리 발생→주식.부동산 구매 확대→자산가치 상승→소비급증'의 버블(거품)형 순환 고리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의 상승폭은 과거 경기회복 초기의 2배를 웃돌아 경기회복의 `과잉 기대감'이 형성됐다.
즉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의 BSI 격차는 경기회복 초기였던 지난 93년초반과 98년 중반의 분기별 지수격차 평균인 16.6의 2배 가까운 31.8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CSI도 과거 경기회복 초기의 분기별 격차 평균이 5.1인데 반해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의 지수격차는 12.0으로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경기 국면은 지난 80년대말 주택 200만가구 건설 등으로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추진했던 상황과 유사하며, 생산성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성장으로 과잉수요에 따른 인플레와 경상수지 적자를 누적시키는 한계를 초래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따라서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고 자산시장의 버블이 실물경기로 확산하지 않도록 `경기 부양'보다는 `경기 관리'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급격한 경기의 진폭과 자산가격의 버블을 제어함과 동시에 시장의 과잉 기대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출과 투자가 본격화하기 전인 2.4분기 중에 선제적 금리인상을 소폭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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