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08 17:31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8일 오전 11시 인천항 4부두 대한통운㈜ 겐트리크레인 3호기 조종석.
겐트리크레인 기사 한명수(50)씨가 화물선 씨앙푸호에 선적된 컨테이너들을 육지에 옮겨 놓느라 바쁜 손놀림을 보였다.
겐트리크레인은 부두 안벽과 가까이 설치돼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를 육상에, 또는 그 반대로 육상의 컨테이너를 선박에 옮기는 하역장비로 인천항에는 대한통운이 3기, 한진㈜이 4기를 보유하고 있다.
겐트리크레인의 최고 높이는 50m, 조종석 높이는 건물 12층 높이인 35m에 이르다보니 인천항에서 일하는 하루 3천500여명의 근로자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바로 한씨와 같은 겐트리크레인 기사.
조종석에 앉아 발 밑 투명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스프레더(컨테이너를 잡아올리는 기구)로 까마득히 밑에 있는 컨테이너의 네 귀퉁이 홈을 척척 잡아 육상으로 들어 올리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다른 여러 종류의 크레인 기사들 중에서도 뛰어난 조종 실력을 가진 오랜 경력의 기사들이 주를 이루지만 이러한 베테랑 기사들도 하역작업을 벌일 때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들은 또 일단 조종석에 앉으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식사시간까지 4시간 가량은 용변도 참아야 한다.
계단을 통해 조종석까지 걸어 오르내리는데만 10분 가량 걸리는데다 승강기가 구비된 크레인이라 하더라도 선박의 출항 예정시각 이전에 하역작업을 모두 마쳐야하기 때문에 항상 빠듯한 일정 속에서 일한다.
기상 악화로 입항이 지연될 때는 선박이 부두에 접안할 때까지 기사 대기실에서 마냥 대기하기 일쑤고, 하역작업은 선박만 있다면 1년 365일 밤낮으로 계속되기 때문에 겐트리크레인 기사 생활은 상당히 고된 축에 속한다.
그래도 이들은 물류 선진국을 중심으로 컨테이너화물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컨테이너 화물 하역작업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씨는 "휴식시간까지 4시간 가량 꼼짝않고 발 밑만 내려다 보며 작업하다 보니 육체적으로는 힘든 점이 많다"면서도 "그래도 수출 선박에 컨테이너 화물을 차곡차곡 쌓을 때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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