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28 15:12
스포트라이트/택배업계, 설 특수로 “ 함박웃음 ”
메이저 택배 4社 모두 전년 비해 30% 이상 물량 증가
설 명절을 끝낸 택배사들이 입가에 웃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신년 초 택배요율인상 문제나 지루하게 얘기되어 오던 저단가경쟁을 무색하게 하려는 듯 올해 설 명절 매출 성적이 모두 ‘A+’를 기록했다.
현재 각 택배사가 내놓은 택배물량 잠정 집계치를 살펴보면, 전년에 비해 물량이 최소 30%이상을 상회하면서 설 특수에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표1 참조)
실제로 택배물량의 증가는 ‘명절 대목 효과’에 의한 매출상승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온라인 쇼핑몰이나 TV홈쇼핑의 이용률이 높아진데도 크게 기인한다. 막대한 물량을 취급하는 이들 쇼핑업체와 ‘필연적인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택배사들의 매출신장은 이미 예견된 바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설 명절보다 추석에 물량이 더 많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분명 이번 설 특수는 ‘업계의 호황을 전망하는 것’을 넘어 ‘전국민의 택배이용보편화’까지도 조심스레 전망해 볼 수 있다.
택배사들, 설 끝맛 “좋다!”
대한통운은 사상최고의 택배물량을 취급하면서 택배시장의 황금기를 예고하는 실적을 올린 상태. 설 연휴를 대비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한 수고를 톡톡히 보상받은 셈이다.
대한통운의 이보길 부장은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의 활성화로 택배업이 지속적인 성장가도를 달릴 것”이라며, 향후 시장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한진택배도 설 연휴 집중배송(특수)기간 중 평균 21.5만 box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의 증가치를 기록했다.
한진택배 신동철 과장은 “예년처럼 선물세트나 과일 등이 주종을 이뤘으나, 기업이벤트 차원의 선물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로-부곡-순천 등의 물류터미널에 차량운행을 증편하고 서울 및 지방 대도시를 오가는 간선노선을 신규로 편성하는 등 원활한 물량처리를 위해 만전을 기했다고 덧붙인다.
이른바 고소득층 간에 선물을 교환하는 ‘선물의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졌다. 강남, 분당, 일산, 양천, 서초 지역에 선물배송물량이 평소 대비 약 100% 이상 집중된 것.
현대택배는 이 기간 중에 평균 22만 box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의 증가치를 기록했다. 감, 귤, 곶감이나 굴비 등 지방특산물이 주종을 이뤘다.
한편, 서울 강남과 관악지역 및 일부 물량 폭증지역에 차량 50여대를 비롯 70여명의 인원을 추가로 배치해 업무에 만전을 기했다.
CJ GLS 역시 평균 16만 box를 수행하며, 자사로는 유례없는 성과를 거둬 희색이 만연하다. 이는 전년과 대비해 15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클레임 최소 영업소에 시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신설해 익일 배송룔 99%를 달성했고, 3개 영업소에 3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쇼핑채널 다양화와 택배이용 보편화가 주요인
업계가 말하는 이번 설 특수의 주요인은 역시 ‘쇼핑채널 다양화’와 ‘택배이용 보편화’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쇼핑채널이라고 하면, 크게 △TV홈쇼핑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 △인쇄물 쇼핑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현재 인쇄물을 통해 전화로 주문하는 형태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TV와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쇼핑채널의 매출 증대가 곧바로 택배업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표2 참조)
지난해 전체 전자상거래 거래액 중 택배를 통한 매출액 구성비가 72.2%에 이르렀다는 점도 이를 반증하는 한 예다.
또한, TV홈쇼핑의 시장규모는 △1996년 445억원 △1998년 4,000억원 △2000년 1조원 △2001년 1조9천억원 △2002년 3조원 등으로 매년 증가해 왔다.
택배이용의 보편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진택배 신동철 과장은 “예전에는 물건을 들고 직접 가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은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편리함을 고객들이 많이 인식하고 있어 그 이용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요금 또한 거리간 운송비용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보편화 되고 있다.
설 특수에 이어 벌써부터 ‘봄맞이 고객 끌어들이기’에 한창인 쇼핑업체들, 이들과 함께하는 택배사들의 연이은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한동안 택배업계의 함박웃음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글·조현주기자(hjcho@ksg.co.kr/물류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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