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10 17:05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 10일 열릴 예정이던 현대아산과 북한 조선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간의 금강산 민간회담이 북측의 요청으로 연기되면서 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사업이 3년여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현대아산은 오는 15일까지 관광특구 지정 등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유람선 운항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아산은 당초 이날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유일한 희망인 관광특구 조기지정을 북측에 거듭 촉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측이 뚜렷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채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데다 후속 회담일정조차 잡히지 않아 `15일까지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양측의 합의는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도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 사업을 담당하는 북한 대남부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군부의 입김이 강해져 사실상 관광특구 조기지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특구 조기지정이 무산되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닻을 내려야 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
4천500억원의 자본금을 모두 소진한채 월 2억∼3억원 정도인 직원들의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는 현대아산으로서는 관광특구라는 성과물 없이는 다른 기업은 물론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금강산 관광객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자금사정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 현대아산은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현대아산은 최근 "관광특구 지정 및 외부지원이 없으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연말을 넘기기 어려우며, 연말을 넘긴다 해도 내년 초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북측은 이미 `2개월 안에 관광특구를 지정하겠다'는 지난 6월의 합의를 어겼다"면서 "관광특구 연내 지정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의 이번 회담연기가 반드시 나쁜 징조는 아니다"면서 "일단 관광특구가 합의시한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며, 무산될 경우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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