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23 13:37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군은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테러 용의자들이 선박을 이용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파키스탄 앞바다에서 상선들에 대한정지.수색작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으나 이와같은 작업은 매우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심스러운 선박에 대한 미군의 승선은 우선 알 카에다 지도자의 국외 탈출 기도에 관한 정보기관의 탐지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미 해군은 파키스탄에서 160㎞거리의 해역에 3대 가량의 항공모함과 해병대 소속 상륙공격함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함대를 결집해두고 있다.
이 함대에 포함돼 있는 미사일 장착 프리깃함과 구축함, 순양함 등은 이와같은 정지.승선 작업을 매우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전투용 함정들은 수면위에서의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선박에 대한 승선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된 승조원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승조원들은 이미 걸프 해역에서 유엔 제재를 어기고 원유를 밀수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라크선박에 승선해 수색작업을 벌인 경험을 지니고 있다.
데이비드 레이펀 국방부 대변인은 대상 선박이 지정되면 이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5함대 소속 군용함정의 요원들이 해당 선박을 정지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함정이 의심스러운 선박의 선장에게 우선 무선 호출이나 불빛 신호를 보낸 뒤 승선을 위한 정지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만일 해당 선박이 정지명령에 불응할 경우 미군 함정은 경고사격을 가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무장헬기를 따라붙여 공격할 태세를 갖추도록 한다. 그래도 해당 선박이 계속 저항할 경우에는 공격을 시작한다.
해당 화물선 또는 유조선이 정지하면 대개 무장한 해군 병사와 해안경비대 병력으로 이뤄진 승선팀이 헬기나 소형 선박을 타고 해당선박으로 이동한다. 승선과정에서 저항이 없을 경우 승선팀은 해당 선박에 대한 수색에 들어가 신고된 화물을 실제로 수송하고 있는지를 검사한다. 특정인물을 목표로 한 경우 생포되기를 원하지 않는 테러 용의자들과 육박전을 각오하고 어두운 통로를 따라 추적작업에 나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걸프전 당시 해군 함정들을 지휘했던 스탠 아서 예비역 미 해군제독은 "의심되는 선박에 오르는 순간이 승선팀에게는 가장 위험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의 유조선에 승선해 수색을 벌이다 이 유조선이 침몰하면서 해군 병사 2명이 실종된 미 구축함 페터슨호(號)의 사례에서 볼수 있듯이 갑판위의 적대세력만이 위험요인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빈 라덴이 은신할 수 있는 곳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그가 해상 탈출을 시도한다면 봉쇄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와 이란이나 파키스탄을 통해 바다로 나가야 한다. 파키스탄에는 천연항이 거의 없으나 인구가 희박한 해안은 밀항자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피키스탄 유일의 주요 항구인 카라치는 이슬람 강경세력들의 본거지인데다 퀘타 인근 발로시스탄주의 국경지대에는 빈 라덴에 동정적인 부족들이 많아 그가 발각되지 않고 카라치까지 도와줄 가능성이 크다.
빈 라덴의 동료들의 해상탈출을 막기 위해 프랑스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의회에서 프랑스가 보유한 유일한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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