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19 17:18
(런던 AFP=연합뉴스) 유럽 항공업계가 9.11 테러로 더욱 나빠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들은 대개 국적사가 주류인 유럽 항공업계가 오랜기간 정부 보조에 익숙해 구조 개편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는 바람에 재편 물결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역내 주축사들인 브리티시에어, 에어 프랑스 및 루프트한자가 군소항공사들을 흡수하거나 연대하는 방식으로 재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국항공사협회의 케이드 헤이우드는 "항공 산업이 수급 모두에서 중단기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2년여 전에 비해볼 때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 재편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프랑스 툴루즈1대학의 폴 시브라이트 교수는 "지난 20년간 정부들이 유럽 항공사들을 지원한 것이 오히려 화가 됐다"면서 "구조 재편을 단행하는 것도 힘들게 하고 그 비용 또한 엄청나게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9.11 테러로 인해 재편기간이 짧아지는 효과도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럽 항공사들은 막대한 부채와 서비스 공급 과잉으로 인해 테러 사태 이전부터 미 기진맥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에어와 벨기에의 사베나항공은 이미 파산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항공사들의 이런 어려움이 오히려 재편을 쉽게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부채 부담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브레이킹뷰스.닷컴(breakingviews.com)의 조너선 포드는 "인수.합병(MA)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달리 없기 때문에 대형사와 군소 항공사간의 연계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포드는 "브리티시에어, 에어 프랑스 및 루프트한자가 주축이 돼 군소 항공사들이 연계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마켓이 역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아일랜드와 그리스 항공사들의 도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헤이우드는 "도산 가능성이 높은 항공사 이름을 대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능하다"면서 "이들과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대형사간의 전략 제휴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대형사들이 군소 항공사를 인수하더라도 시장 확대가 주요 목표이지 인원과 항공기를 넘겨받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계 항공업계의 불황이 몇년 안에는 해소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시브라이트는 "항공 승객이 크게 줄었지만 중기적으로 천천히나마 회복될 것"이라면서 "유럽 항공업계에 여전히 재편에 대한 저항이 많지만 지금과 같은 어려움 속에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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