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09 10:33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 한달 이상을 끌어온 현대상선사장 선임문제가 8일 합리적인 내부승진으로 결론남에 따라 `현대상선호'는 앞으로 채권단 등 과의 큰 갈등없이 순항할 전망이다.
특히 해운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장철순(張哲淳) 부사장이 신임사장으로 임명됨으로써 현대상선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독자경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무엇보다 현대그룹과 채권단, 현대상선 내부 관계자들 모두 장 신임사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내부인사가 현대상선 사장으로 임명돼 다행"이라면서 "이번 인사가 독자경영 여부에 대한 시장의 불안요인을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현대상선 부사장 가운데 장 부사장을 가장 적임자로 판단해왔다"면서 장 신임사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현대상선이 장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임명한데는 채권단의 의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그동안 현대그룹 관계자 등 외부인사가 사장에 선임돼 독자경영체제가 무너질 경우 "현대상선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며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을 압박해 왔다.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인해 한때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돌았을 정도로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현대상선으로서는 채권단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채권단이 사장 선임문제를 9일까지 끝내라는 '압력성' 통보를 해온 것도 사장 선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일단 내부인사 사장선임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 신임사장은 우선 금강산 사업에 계속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그룹과의 관계를 어떻게 원만하게 정리하는느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대상선이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그룹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그룹의 압력에 못이겨 금강산사업에 또다시 발을 담글 경우 독자경영은 고사하고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경영 문제와 함께 재정주간사인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이 지난 8월 제시한 경영개선안 보고서를 바탕으로 자산매각, 지분정리 등 종합 경영개선안을 마련하는 것 등도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정받는 인물이 사장으로 선임돼 회사경영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어떻게 채권단과 협력해 독자경영체제를 계속 유지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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