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6-05 16:25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5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사고의 원인에 대해 당사자인 대한항공이 강력히 반발, 사고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고조사결과= 중국 민항총국측이 대한항공 화물기추락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것은 조종사들의 과실이다.
먼저 기장인 조종사 홍성실(당시 54세)씨는 출발전에 규정상 실시해야할 이륙브리핑을 하지 않아 비상상황에서의 대처요령이나 임무를 승무원들에게 제대로 주지시키지 못했다.
또 부조종사인 박본석(34)씨는 중국의 고도단위가 피트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미터법(1m=3.3피트)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망각했다.
이는 당시 음성기록장치에서 박본석씨가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1천500미터를 반복하고도 안전고도를 묻는 조종사의 질문에 1천500피트라고 답한 대목에서 입증된다.
결국 조종사는 1천500피트라는 부조종사의 말에 항공기를 급하게 하강시켰고 30도의 급경사로 내려 오다 기수를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 항공기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측 반박= 대한항공은 이번 발표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고조사의 핵심이 되는 비행기록장치(FDR)가 파손된 상태에서 일부 음성기록장치(CVR)만을 근거로 조종사과실을 사고원인으로 결론지은 것은 `유추해석'이라는 것이다.
항공기 조종의 특성상 착륙시에도 기수를 위로 20도 들어올리는데 갑자기 조종사가 기수를 30도 내렸을 이유가 없고 조종사들이 미터법을 사용하는 동구권 국가들을 수차례 운항해 착각을 일으킬리 없다고 반박한다.
또 이륙직후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비행기가 왜 이러지'라는 말을 3차례나 주고 받았던 점, 비정상적인 금속음이 초당 10회나 규칙적으로 녹음된 점 등 을 감안할때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조사 당사자인 중국정부가 공식발표도 하지 않았는데 한국정부가 이를 서둘러 발표한 것도 성급하고 무성의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과잉징계의 부당성을 소명한뒤 필요할 경우 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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