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3 17:01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 최근 생산, 소비 등 실물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3.7%를 기록함으로써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민간연구기관들은 경기가 1.4분기에 저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앞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설비투자가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미국과 일본 등 해외경기의 불안정성도 남아있어 경기저점을 확인하려면 좀 더 지켜보야 한다는 입장이다.
▲1분기 경기바닥 가능성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1.4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그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점, GDP외 여타 경기관련지표들이 모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 등을 바닥근접의 주요한 신호로 해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연구위원은 "1분기 성장률은 우선 경기하강이 1분기에도 지속됐다는 점과 함께 성장률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바닥권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권 연구위원은 1.4분기 이후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전망이 중요한 관건이나 지난 4,5월 발표됐던 산업활동지표 등 각종 경기관련지표들의 움직임을 볼 때 1.4분기는 경기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사후적인 GDP동향과 경기전망은 다소 의미가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이 정도의 성장세는 어느 정도 경기바닥권에 대한 인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선임연구원도 " 전반적으로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에 비해 나쁘지 않으며 경기도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경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전통적으로 2.4분기가 1.4분기에 비해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낙관하기 이르다
이에 반해 재정경제부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올해 2.4분기 성장률이 1.4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이같은 대외여건에 따라 국내기업의 수출 및 투자 회복 또한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설비투자 촉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산업생산 활동 동향 등 오는 6월까지 대내외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은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 그 물살을 탈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봉균(康奉均)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3일 "한국은행 발표처럼 1.4분기 GDP가 작년 4.4분기에 비해 올라간 것은 분명하지만 하반기 경기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제수지도 1.4분기에 흑자를 이어가는 등 상반기까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하반기에는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경제에 대해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과 `그렇지 않다'라는 평가.분석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렇게 빨리 회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우리 경제가 저점을 찍고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다.
한은은 경기 저점을 통과했는지 여부는 1-3분기 가량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최근 지표로 볼때 경기가 더 침체되거나 추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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