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2 17:52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 북한이 현재 파행운영되고 있는 금강산관광사업
을 먼저 정상화할 경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육로관광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져 금강산 관광사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
로 기대된다.
육로관광 허용과 함께 관광특구가 지정되면, 이는 곧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
이 담보되는 획기적 조치로 일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관광사업 컨소시엄 참여를 이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은 북측으로부터 이같은 입장을 전달받은 바 없으며
북한이 말하는 `선 정상화'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
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결국 실무협상을 위해 22일 금강산으로 떠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귀국하는
25일 이후에야 북측의 진의가 무엇이고 앞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어떤 형태로 전개
될 것인지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육로관광.관광특구 지정은 수익성 제고 `열쇠'=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의 선
정상화를 전제로 육로관광과 관광특구 지정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수익
성을 높이는데 획기적인 조치임에 틀림없다.
배편으로만 오갈 수 있는 금강산 관광은 `접근성'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혀왔으며 이 때문에 여행수요가 일찌감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현대아산의 분
석이다.
유람.쾌속선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사업은 육로관광에 비해 이동시간이 너무 많
이 걸리는 데다 카지노 등 선상 유흥수단도 마련되지 않아 여행객이 장시간 이동하
는데 불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육로관광 허용으로 남방한계선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으로 직접 갈
수 있을 경우 탄력적인 여행일정이 가능해지고 이동중 펼쳐지는 주변 경관은 또다른
관광상품이 될 수 있어 여행수요를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지속적으로 북측에 육로관광 허용을 요구했고 금강산 지
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금강산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자유로운 관광과 유흥이 가
능해져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남북 화해증진 및 북한 개방촉진에도 도움= 육로관광은 민족분단의 상징인 휴
전선을 뚫고 민간의 왕래가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남북간 화해무드 조성과 함께 북한
의 개방을 촉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의미 때문에 북측은 육로관광 허용에 소극적이었으나 금강산관광사업을 이
상태에서 중단시킬 수 없다는 계산에 따라 선 정상화를 전제로 이를 허용하기에 이
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차피 경의선이 복원되면 육로를 통한 민간의 왕래가 가능해지는 마당에 북측
에 수입이 보장되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육로관광을 불허할 명분이 퇴색됐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북측으로서는 육로관광 허용에 실(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강산 관광객 증
가로 대북지불금에 대한 현대아산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실리적으로는 더 큰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민간기업 컨소시엄 참여 어떻게 될까= 육로관광, 관광특구 지정으로
수익성이 담보되면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관광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하룻만에 어느 정도 현실로 다가왔다.
공기업.민간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게 된다면 ▲현대아산 자본 참여 ▲
프로젝트별 현대아산과 전략적 제휴 ▲현대아산 청산 뒤 별도법인 설립 등의 방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형태로든 현대아산이 지금까지 투자한 만큼에 대한 배려는 있을 것으로
보이며 현대아산은 핵심적인 사업주체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민간기업 가운데는 여행 및 서비스업에 노하우를 갖고 있고 현금 유동성에 여유
가 있는 모 그룹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진의 파악이 중요= 문제는 북한의 입장이 어느 정도 진실된 것이며 어
떠한 경로를 통해 우리측에 전달됐느냐는 것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남북 당국간에 어떠한 얘기가 오갔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북
측으로부터 이같은 입장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배제됐다는
점이 석연치 않고 북측의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아산은 북측이 말한 선 정상화가 단순히 운항중단 상태인 유람선의 일정
복원인지, 아니면 체불된 대북지불금의 일시 지급과 함께 앞으로도 제대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인지 불명확하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는 대응하기 힘들다는 조심스
런 태도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실무협상을 위해 22일 금강산으로 떠난 김윤규 사장 등 실
무팀이 돌아오는 25일 이후에야 북측의 진의가 무엇이며 앞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어떻게 전개될 지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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