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이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품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은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18일 오후 선정했다.
하림그룹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동원그룹보다 많은 6조4000억원 안팎의 인수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
팬오션이 선박 매각이나 영구채 발행 등의 방법으로 3조2500억원을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또 컨소시엄을 맺은 JKL에서 7000억원, 호반건설에서 5000억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해 자율 경영 방식으로 정상화한 것도 정성평가에서 가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제안서에 포함했던 영구채 발행 3년 유예 등의 요구사항은 모두 철회했다.
하림은 HMM 주식 6억8900만여주 중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가지고 있는 3억9879만주 전량을 인수한다. 지분율은 57.87%다. 다만 향후 두 기관이 잔여 영구채 (신종자본증권) 1조68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38.9%로 희석된다. 정책금융기관은 향후 세부 계약 조건 등의 협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하림그룹은 1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두 회사가 쌓아온 시장 수급과 가격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 시장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졸속 매각 중단을 주장해 온 HMM 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자 하림이 해운산업 발전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기호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국민기업이자 한국해운을 대표하는 HMM의 매각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모니터링해 나가겠다”며 “협상 과정에 참여해 하림이 자금 조달 계획을 계약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필요하면 단체 행동까지 불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