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경영권 매각 입찰이 동원과 하림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노조가 양대 노총 위원장 성명서 발표를 추진하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예고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매각 절차 진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23일 마감한 HMM 매각 본입찰에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응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격인수후보에 포함됐던 LX인터내셔널은 불참했다.
정책금융기관은 기업들이 써낸 인수 가격과 재무 상태, 경영 능력, 사업 전략 등을 종합 심사해 1~2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매각하는 주식 수는 산업은행 2억120만주, 해진공 1억9759만여주 등 총 3억9878만여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산업은행 29.2%, 해진공 28.67% 등 총 57.87%다. 매각 가격은 6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7조~8조원 수준에서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산은이 유찰을 막고자 예정 가격을 현 주식 시세를 반영한 6조1000억원대 안팎으로 설정하면서 기업들이 써낸 금액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본입찰 결과 2곳의 기업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성립됐다”며 “이달 말 또는 12월 초순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로 본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인수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이 낙찰자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1조5000억원, 동원산업은 6000억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노조의 반발은 이번 입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HMM 노조 측은 기간산업인 해운의 건전한 발전과 회사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곳을 인수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측은 양대 노총 위원장 명의로 산업은행의 졸속 매각을 규탄하고 한국해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HMM 육상 노조는 민주노총, 선원노조는 한국노총에 각각 소속돼 있어 국내 대표 해운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명분으로 양대 노총이 목소리를 내는 게 가능한 구조다.
아울러 매각 가격이 6조5000억원 안팎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은행의 배임 가능성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의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매각 가격은 8조원 정도 된다” 며 “그 이하로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경우 정부가 출연한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은 배임으로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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