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사들이 기간항로에서의 운임 상승에 힘입어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냈다. 대만 완하이라인을 제외한 글로벌 선사 9곳의 매출과 이익이 대폭 개선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우리나라 HMM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영업이익은 2055달러로, 글로벌 선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HMM·에버그린·코스코·ONE 영업익 두자릿수↑
영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높은 운임과 초대형선 투입 효과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9조9510억원, 순이익 10조85억원을 각각 거뒀다. 2021년 같은 기간의 7조3770억원 5조3370억원에서 35% 89% 각각 폭증한 실적을 신고했다. 매출액은 2021년 13조7940억원에서 지난해 18조5820억원으로 3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시황 하락과 유가 상승 등 매출 원가 증가에도 53.5%로 호실적을 보였다.
대만 선사들은 에버그린과 양밍해운은 전년 대비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긴 반면, 완하이라인은 그렇지 못했다.
에버그린은 매출액 6272억NTD(약 26조7000억원), 영업이익 3748억NTD(약 16조원), 순이익 3342억NTD(약 14조2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4894억NDT에서 28% 성장했고, 영업이익 순이익도 각각 2849억NTD 2390억NTD에서 32% 40%씩 늘었다.
양밍해운은 매출액은 13% 늘어난 3758억NTD(약 16조원), 영업이익 순이익은 9%씩 증가한 2206억NTD(약 9조4000억원), 1805억NTD(약 7조7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이 회사는 2021년 매출액 3337억NTD, 영업이익 2033억NTD, 순이익 1653억NTD를 각각 냈다.
같은 기간 완하이라인은 매출액 2589억NTD(약 11조원), 영업이익 1179억NTD(약 5조원), 순이익 930억NTD(약 4조원)를 각각 냈다. 1년 전 2280억NTD 1277억NTD 1033억NTD에 비해 외형은 1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 순이익은 10% 각각 감소했다.
일본 컨테이너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2022 회계연도 4~12월에 영업이익 138억2100만달러(약 18조원), 순이익 137억8800만달러(약 17조9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9억7000만달러 116억4800만달러에서 각각 16% 18% 개선됐다. 매출액은 2021년 216억6500만달러에서 지난해 246억4000만달러(약 32조원)로 14% 신장했다.
중국 코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3910억위안(약 74조원), 영업이익 1630억위안(약 31조원)을 각각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7% 신장했다.
머스크 지난해 매출액 80조 돌파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덴마크 머스크는 지난해 해상운송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642억9900만달러(약 83조5000억원), 영업이익 291억4900만달러(약 37조9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179억6300만달러 대비 62% 급증했으며, 매출액도 전년 482억3200만달러 대비 33% 증가했다.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해상운송(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589억5000만달러(약 76조6000억원), EBITDA 316억4000만달러(약 41조1000억원)를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EBITDA는 44% 증가하며 외형과 내실 개선에 성공했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영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184억6700만달러(약 24조원)로 전년 111억1100만달러와 비교해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전년 263억5600만달러 대비 38% 신장한 364억100만달러(약 47조3000억원)를 달성했다.
짐라인은 지난해 영업이익 61억3600만달러(약 8조원), 순이익 46억2900만달러(약 6조원)를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6%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0.4%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25억6200만달러(약 16조3000억원)를 냈다.
HMM, TEU당 영업익 260만원 웃돌아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지난해 TEU당 평균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스위스 MSC, CMA CGM, 중국 코스코, 일본 ONE 등을 제외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지난해 950억달러(약 123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나머지 선사들까지 포함하면 영업이익은 약 2080억달러(약 270조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TEU당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선사는 우리나라 HMM이었다. 이 회사는 화물 하나당 전년 1548달러 대비 33% 급증한 2055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화로 환산하면 TEU당 260만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집계한 선사 중에서 유일하게 2000달러를 넘어섰다.
2위 짐라인은 화물 하나당 1815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9% 오른 수치다. 3위 하파크로이트의 TEU당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 급증한 1588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OOCL과 머스크는 전년 대비 각각 45% 78% 증가한 1414달러 1222달러를 기록했다.
컨물동량 북미 ‘소폭 늘고’ 유럽 ‘두자릿수 감소’
지난해 원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북미는 중국의 부진에도 소폭 증가한 반면,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운송된 컨테이너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TEU를 넘어섰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2022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2111만6000TEU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의 2089만2000TEU에 견줘 1.1% 증가했다.
1위 중국은 2.4% 감소한 1194만TEU를 미국으로 실어 나르며 1200만TEU를 넘어서지 못했다. 반면, 2위 베트남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251만TEU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50만TEU 고지를 뚫었다. 3위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119만4000TEU의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유럽항로 물동량은 소비 부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3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1539만6000TEU에 그쳤다.
점유율 1위의 중국(홍콩 포함)은 1143만1000TEU로, 1년 전에 비해 11.4% 줄었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지역도 13% 줄어든 163만7000TEU에 그쳤다. 반면, 동남아시아지역은 2% 늘어난 232만7000TEU를 기록했다.
해상운임은 양대 기간항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선사들의 영업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미주서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656달러를 기록, 전년 5347달러와 비교해 6%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운임도 8434달러에서 8514달러로 1% 올랐다. 북유럽항로 운임 역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685달러에서 4846달러로 32% 인상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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