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제물류주선(포워딩)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프레이트포워더들이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기저효과, 국내 수출입 물동량 감소, 운임 약세 등이 실적 저하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팬데믹 특수 기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해상 운임이 급락하면서 입찰(비딩)에 참여하는 포워더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걸로 보인다.
다만 이들은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흑자 영업을 유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보다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 팬데믹 특수 기간을 제외하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방물류 포워더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물류 적체가 가중된 중국횡단철도(TCR)를 대체해, 많은 화물들이 시베리아횡단열차(TSR)로 운송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물량 확보 측면에서 일정 수준 수혜를 입었다. 또 러·우 전쟁 여파로 기존에 러시아쪽에 거래되던 물량이 중앙아시아로 몰리게 되면서 화물 유치를 위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주요 프레이트포워더 7개사의 별도(개별) 기준 매출액 합계는 총 2조1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7.0%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115억원 1150억원으로 64.9% 63.2% 줄어들었다. 프레이트포워더 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역신장했다. 이들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보다 2.6%p(포인트) 하락했다.
태웅로직스, 유니코로지스틱스, 서중물류 등 북방물류 주력 포워더 3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2.1%p 떨어진 6.0%를 나타냈다. 하나로티앤에스, 팍트라인터내셔널, 람세스물류, 주성씨앤에어 등 미주 전문 포워더 4개사도 2.8%p 떨어진 4.3%를 기록했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 놓고 보면 하나로티앤에스, 람세스물류, 서중물류 등 3개사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3% 7.4% 5.8%로 전년 대비 2.5%p 0.7%p 1.8%p 올랐다.
지난해 국내 프레이트포워더 7개사 중 최다 매출고를 올린 기업은 태웅로직스였다. 이 기업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6031억원으로 1년 전에 견줘 48.8% 후퇴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71억원 211억원으로 73.4% 74.6% 하락했다.
유니코로지스틱스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액을 낸 포워더로 선정됐다. 이 기업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4730억원, 영업이익 366억원, 순이익 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0% 46.5% 46.1% 하락했다.
하나로티앤에스는 지난해 매출액 381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 순이익 16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37.0% 63.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47.3% 증가했다.
팍트라인터내셔널의 작년 매출액은 66.2% 떨어진 2198억원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5.4% 81.0% 하락한 88억원 93억원으로 집계됐다.
람세스물류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50% 이상 후퇴했다.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7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9.1% 줄어들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27억원 115억원으로 54.6% 55.7% 역신장했다.
서중물류는 영업이익 성장을 거뒀다. 이 기업의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365억원 9억원으로 19.1% 87.8%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18.5% 늘어났다.
주성씨앤에어도 지난해 매출액 1336억원(-65.8%), 영업이익 20억원(-95.0%), 순이익 187억원(-43.3%)을 기록해 대체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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