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공급량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년까지 700만TEU를 웃도는 신조 컨테이너선이 인도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의 경쟁적인 신조선 발주 러시로 올해부터 2025년 말까지 총 730만TEU의 신조선이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집계됐다. 현존 선복량의 28%가 4년 사이에 시장에 쏟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파라이너는 향후 2년간 500만TEU 이상의 신조선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230만TEU, 2024년에 280만TEU의 신조선이 인도될 거란 관측이다. 올해와 2025년엔 각각 110만TEU 안팎의 선박이 새롭게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현존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등급제 같은 온실가스 규제가 공급 과잉을 어느 정도 상쇄할 거란 전망도 있다. 일부에선 선박 속도 조절이 공급의 10%를 흡수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알파라이너는 “전 세계 해운 시장이 물동량의 감소로 침체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시장이 막대한 양의 신조선 공급을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 해체를 통한 공급 조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선박 평균 나이가 젊은 데다 노령선이 소형 선박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10월 말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 5600척 2550만TEU의 평균 선령은 13.5년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14~16년의 선령이 1239척 420만TEU로, 척수 기준 2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해체 대상으로 분류되는 선령 25년 이상의 선박은 65만5000TEU에 불과하다. 25~29년된 선박이 347척 53만3400TEU, 30년 이상 된 선박이 77척 12만TEU 정도다. 시야를 선령 20년으로 확대할 경우 해체 대상은 1100척 250만TEU로 크게 늘어난다. 20~24년 나이의 선박은 678척 185만TEU에 이른다.
알파라이너는 20살을 넘긴 선박 중 240척이 500~1000TEU급에 포진해 있다는 점은 선복 과잉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소형선을 해체하더라도 초대형선 중심의 신조선 공급을 상쇄하기 힘든 데다 틈새 시장에서 소형선 수요가 높아 선사들이 이들 선박의 폐선을 결정하기 힘들 거란 진단이다.
프랑스 조사기관은 “신조선이 시장에 출시될 때 물동량의 흐름이나 폐선 가격이 향후 컨테이너선 시장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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