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재보험사 선정 등 문제점 노출

(홍콩.서울=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고웅석기자= 29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7월 삼성화재 등 국내 9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패키지보험을 가입했으나 보상한도 및 재보험사 선정 등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컨소시엄의 보험사인 대한재보험이 영국계 로이드사에 재보험을 든 형태인이 보험은 자연재해나 화재 등으로 인한 공항 시설물 파손이나 공항운영상 발생하는 각종 인명사고 등에 대한 배상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공항공사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외국의 선진 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게 보험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이유는 값비싼 항목인 '항공교통 관제 오류'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 조건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관제 잘못으로 인한 배상 책임이 이를 관리하는 서울지방항공청에 있다고 판단해 이 항목을 제외시킨 것으로 보험사측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제상의 사고 확률이 적더라도 항공사들이 인천공항 이용시 '무보험관제탑'에 의지해 이착륙을 감행하도록 하는 것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공항공사가 지불하는 시설물 보험료는 연간 11억8천200만원이고, 달러로 산정되는 배상책임 보험료는 2년에 67만5천달러다. 또 시설물에 대한 최대 지급액은 건물전체가액(공사비)이고, 배상책임에 대한 최대 지급액은 10억달러로 알려졌다.
재보험사 선정 과정 역시 더욱 신중했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 재보험사는 BAIG와 로이드(이상 영국)사에 지난해 6월30일 인천공항과 관련해 재보험을 들었으나 로이드사는 2년여 전부터 각종 소송에 휘말려 한때 파산 위기에까지 직면했다가 최근 승소로 위기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로이드사는 지난해 한 동남아 국가와 바레인과 관련된 소송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면서 "로이드사가 만일 패소해 도산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공항에서 대형 사고라도 터진다면 한국 보험사들이나 공항, 정부 모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로이드사가 세계 2위에 영국 최고의 보험사이지만 재무구조 등을 따져 보지 않은 채 명성만 믿고 덜컥 재보험을 드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로이드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9일 현재로이드사의 신용등급을 '투자안전' 단계인 'A+(Strong)'로 매기고 있지만 지난 2년여동안 재정 악화가 지속돼왔다.
실례로 지난 달 26일 AP통신은 '미 파산법안 로이드사에 영향' 제하 기사에서 미 상.하 양원의 표결을 앞둔 파산법안이 통과될 경우 로이드 런던은 재정적 타격이 적잖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의회는 이번 주 상.하원에서 표결을 거칠 파산법안에 국내의 로이드사 투자가협회 회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조항을 삽입, 로이드사와 주미 영국대사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 조항은 투자계약 조항 중 75-94년 사이에 잘못된 해석이나 생략에 의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미국투자가들에 대해 외국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파산법 통과시 로이드사는 영국법원을 통해 미국 투자가들을 상대로 채권 회수를 할 수 없게 된다.
로이드사는 투자약정상의 '이익 실현시 배당을 주고 손실시 투자가들에게 채권을 행사'한다는 규정에 의거, 3천300명의 투자가협회(Names) 회원 중 채무 변제를 거부한 250여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