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1 09:07

대만 3대 해운사, 올해 상반기 영업익 9조 합작

영업이익률 50% 돌파…선박·장비등 자산 투자 확대


대만 컨테이너선사 3곳이 올해 상반기에 수십배에 이르는 이익 성장을 냈다. 세 선사가 거둬들인 이익 합계는 우리 돈으로 9조원에 육박한다. 매출액은 2배 이상 뛰었다.

영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에버그린 양밍해운 완하이라인 세 선사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영업이익 2078억대만달러(NTD, 약 8조7340억원), 순이익 1826억NTD(약 7조6740억원)를 합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8억NTD 41억NTD에서 영업이익은 23배, 순이익은 44배 폭증했다.

세 선사가 벌어들인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1880억NTD에서 올해 상반기 4121억NTD(약 17조3170억원)로 2.2배 급신장했다. 세 선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50%로, 우리나라 HMM(45%)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버그린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960억NTD(약 4조370억원), 순이익 896억NTD(3조7700억원)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억NTD 31억NTD에 견줘 영업이익은 17배, 순이익은 29배 폭증했다. 매출액은 1899억NTD(약 7조9880억원)를 기록, 1년 전 873억NTD에서 2.2배 증가했다.

양밍해운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714억NTD(약 3조30억원) 순이익 592억NTD(약 2조4890억원)를 각각 일궜다. 1년 전의 8.6억NTD -7.8억NTD에서 영업이익은 83배 폭증했고 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355억NTD(5조6990억원)를 내,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4억NTD에서 2배 늘어났다.

완하이라인은 매출액 866억NTD(약 3조6420억원), 영업이익 404억NTD(1조7000억원), 순이익 338억NTD(1조4200억원)를 신고했다. 매출액은 2.5배, 영업이익은 18배, 순이익은 19배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성적은 매출액 343억NTD, 영업이익 23억NTD, 순이익 18억NTD였다. 

에버그린·완하이 통 큰 투자…수십척 신조발주

대만 선사들은 실적 폭증을 배경으로 운송자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버그린과 완하이라인은 선단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버그린은 지난 3월 삼성중공업과 1만5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신조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석 달 뒤 중국 후둥중화조선에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선박 2척을 발주했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맺은 계약은 단일 거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계약금액만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중국 일본 조선소와도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난 3월 일본 조선소에서 지은 초대형 선박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결국 국내 조선소에 일감을 몰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최대 선사는 이달 들어선 9411만달러를 투자해 중고 컨테이너선 8척을 인수했다. 1600TEU급 7척에 6710만달러, 7000TEU급 1척에 2700만달러를 각각 썼다. 이 선사의 신조 발주량은 69척 67만6000TEU로, 스위스 MSC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완하이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1만3000TEU급 선박 9척을 발주하는 한편 일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에 3000TEU급 선박 24척을 주문했다. 올해 발주한 선박 가격만 2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와 별도로 3억달러를 투자해 4000~7500TEU급 중고선 12척 7만TEU를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에 걸쳐 도입했다. 이 선사의 발주량은 44척 25만7000TEU에 이른다.

양밍은 올해 들어 신조 발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지난달 대만 현지 언론에서 2만4000TEU급 선박을 5~10척 신조하려고 검토 중이란 기사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이 선사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국제 사회의 환경 규제와 서비스 진출 계획에 대응해 선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밍의 신조 발주량은 현재 9척 9만7000TEU 정도다. 

한편으로 대만 선사들은 부족난이 심각한 컨테이너박스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에버그린은 이달 들어 컨테이너 1만개를 중국 둥팡국제컨테이너에 주문했다. 총 비용은 6545만달러다.

양밍은 신조 컨테이너 1만3270개를 발주했다. 둥팡국제에서 7870개, 광둥푸와에서 5400개를 각각 짓는다. 비용은 각각 5000만~5500만달러, 3500만~4000만달러로, 한화로 총 1100억원을 웃돈다.

완하이는 올해 초 중국 CIMC에 8만2000TEU의 컨테이너박스를 발주한 데 이어 시코글로벌(Seaco Global)에서 5570개의 컨테이너를 구입한다고 밝혔다. 완하이가 올해 들어 컨테이너 장비에 투자한 금액은 2억8000만달러 정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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