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7 09:04

올해 중고선 거래 최고치 경신 청신호…상반기 82%↑

몸값 뛴 컨선·벌크선 거래량 폭증…그리스가 주도
우리나라는 매입 늘고 매각 줄어


올해 중고선 거래가 사상 최고기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선 매매 척수는 1211척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7척에 견줘 82% 증가했다. 거래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11.2억달러에서 올해 214.8억달러로 93%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거래량 1828척 276.5억달러의 78%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 전체 거래량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4년의 1903척 388억달러를 뛰어넘는 신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시황을 지나고 있는 컨테이너선과 용선료와 선가가 크게 오른 벌크선이 거래를 주도했다. 용선료가 급등하자 선주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선박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 검사와 선원 교대가 원활히 진행되는 것도 선박 거래에 활기를 불어 넣은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출입국 통제 등으로 검사원 파견과 선원 교대가 어려워 선박 거래도 동반 부진을 보였다. 각국의 봉쇄 정책은 여전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3자 검사 방식이 보급되면서 선박 거래에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선종별로, 벌크선은 올해 상반기에 551척이 거래됐다. 지난해 186척에서 3배(196%) 급증했다. 거래금액은 85억달러로, 1년 전의 20.7억달러에서 4.1배 폭증했다. 벌크선은 선가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 76.6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척수는 620척의 89% 수준이다.

컨테이너선 거래량은 203척 45.3억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척 14.8억달러에서 3배 이상 폭증했다. 컨테이너선 역시 지난해 연간 실적을 금액 기준으로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한 해 중고 컨테이너선 거래량은 228척 39.2억달러였다.

이 밖에 유조선은 지난해 상반기 205척 44.8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85척 64.3억달러로 40%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가스선(LNG선 포함)은 지난해 상반기 28척 11.3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7.3억달러로, 40% 안팎의 감소율을 보였다. 

국적별로 보면 그리스가 6개월 동안 203척을 사들이고 182척을 내다 팔아 중고선 시장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나라가 거래한 금액은 매입 35.8억달러, 매각 39.2억달러였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2.3배, 3.2배 늘어난 수치다. 

중고선 매입 2위는 198척 28.3억달러의 중국이었다. 척수는 2배 늘어났지만 선가는 14% 감소했다. 중국은 최근 리스회사를 통한 중고선 구입에 적극적이다. 유럽 선주와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용선) 방식으로 거래를 늘린다는 분석이다.

이어 버뮤다 영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스위스 독일 노르웨이 대만 등이 매입 시장 10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 MSC를 둔 스위스는 32척 8억달러를 사들여 선가 기준 17배 늘어난 거래량을 보이며 7위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스위스의 중고선 매입량은 3척 4760만달러에 불과했다. 

 


매각 순위 2위는 182척 31.1억달러의 일본이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척 6.7억달러에서 척수는 3.6배, 금액은 4.6배 늘어났다. 노르웨이 중국 싱가포르 덴마크 독일 미국 영국 모나코가 3위부터 10위를 차지했다. 이 중 중국은 올해 들어 중고선 매각을 4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 6개월간 중국의 매각량은 18척 3.8억달러였다. 

지배선대 기준 세계 5위 해운국인 우리나라는 중고선 거래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동안 27척 3.8억달러를 사들이고 18척 2.4억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다. 10위권에도 들지 못한 수치다. 1년 전에 비해 매입은 선가 기준으로 16% 늘어난 반면 매각은 반 토막 나는 하락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사들인 중고선은 18척 3.3억달러, 내다 판 중고선은 19척 5.3억달러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주들의 중고선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때는 매입은 2014년, 매각은 2017년이다. 2014년 우리나라는 104척 16.8억달러의 선박을 사들였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2017년 우리나라는 95척 15.4억달러를 매각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인수한 선박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으로, 척수는 8척으로 같고 금액은 각각 1.4억달러 1.1억달러였다. 매각 1위 선종은 벌크선이었다. 8척 1.5억달러가 6개월 새 처분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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