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7 14:02

초대형선 러시 내후년까지 계속된다

1만8000TEU급 이상 총인도량 86만TEU 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러시가 내후년까지 지속될 거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신조선 발주 둔화에도 인도가 연기된 대형선이 상당해 내후년까지는 쉽지 않은 시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기선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급과잉은 초대형선 인도가 주춤한 2022년 이후에나 잠잠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 알파라이너는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잔량을 보면 초대형선 비중이 높아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등 글로벌 조선소들의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올해 1분기 신조선 인도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2분기 들어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됐으며 신조선 인도나 발주를 계획했던 선주들은 시장을 관망했다. 궤를 같이해 올해 신조선 인도 규모는 전년 110만TEU 대비 38% 감소한 66만TEU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6만6300TEU 규모의 신조선이 해운시장에 공급됐다. 초대형선 공급을 주도한 선사는 HMM(옛 현대상선)이었다. HMM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와 등을 인도받으며 세계 8위로 선사로 도약했다. 이 밖에 그리스 해운사 코스타마레는 1만1000TEU급 3000TEU급 등의 선박을 조선사로부터 넘겨받았다.

 


오션얼라이언스, 가장 많은 신조선 인도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대만 에버그린으로 구성된 정기선 제휴그룹 오션얼라이언스는 향후 가장 많은 신조선을 인도받는다. 알파라이너는 오션얼라이언스에서는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57척이 인도될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물량 확보가 관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에버그린이 27척, CMA CGM이 25척, 코스코가 5척의 신조선을 각각 인도받을 예정이다.

특히 에버그린 CMA CGM은 각각 40만TEU를 웃도는 신조선을 향후 추가로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미 오션얼라이너스는 아시아-미주항로에서 39.5%, 아시아-유럽항로에서 38.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알파라이너는 내다봤다.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하파크로이트 양밍해운 4곳으로 구성된 컨테이너선 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오션얼라이언스 대비 절반가량인 24척의 신조선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HMM 양밍해운이 각각 11척 13척을 향후 인도받을 예정이다. ONE과 하파크로이트는 코로나19로 2만3000TEU급 이상 선박의 신조 발주를 연기했다.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은 초대형선 선대 구성을 어느 정도 완료한 상황이다. MSC는 5척의 신조선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해운시장 2022년 이후 낙관적”

선사들의 초대형선 인도는 내후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만8000TEU급 이상은 올해 48만7500TEU에서 내년 13만7000TEU로 확 줄어들지만 2022년엔 23만2200TEU로 다시 늘어나며 해운시장에 공급돼 소석률(화물 적재율)을 높이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만4000~1만7999TEU급 인도량은 내년 22만7800TEU로 소폭 늘지만 2022년엔 17만8300TEU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선형별 인도 규모에서 2999TEU 이하급이 초대형선 다음으로 많은 점도 눈길을 끈다. 아시아역내항로 잠재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선사들이 발주를 꾸준히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3000~1만999TEU급은 올해 인도량이 10만TEU 이하이며 내년부터는 잔고가 바닥난다.

초대형선 인도 여파는 2022년 이후에 어느 정도 잠잠해질 거란 전망이다. 로이즈리스트는 지속적인 해체 활동과 신조선 발주 부족이 시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즈리스트는 “2022년 이후의 시장 상황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선사들이 지난 3~4개월 동안 보여준 정연하고 신중한 선복 관리는 균형 잡힌 시장이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아주 좋은 예시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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