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자동차선대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70척, 수송능력 48만2600대의 자동차운반선을 보유해, 일본 노르웨이에 이어 자동차선 보유량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가 우리나라 자동차선단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다.
일본은 323척 158만7400대로 압도적인 1위였다. 전 세계 자동차 수출입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은 자동차선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일본 3대선사가 모두 자동차선 분야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2위 노르웨이는 99척 55만4300대로, 우리나라를 척수에서 29척, 수송능력에서 7만1700대 앞섰다. 자동차산업 불모지인 노르웨이가 자동차선시장에선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는 게 흥미롭다. 베셀즈밸류 측은 노르웨이가 오래 전부터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데다 현재 60척의 선박을 보유한 윌헬름센과 호그오토라이너스 같은 선사를 둔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영국령 맨섬(Isle of Man)이 53척 32만4600대로 4위, 홍콩이 38척 20만9200대로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 나라 모두 레이카캐리어스와 시도상선이란 막강한 플레이어를 배경으로 자동차선시장에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권혁 회장이 이끄는 시도상선은 한국계 선사지만 본사를 홍콩에 두고 있어 선대 국적도 홍콩으로 분류된다.
자동차선대 가치를 기준으로 한 국가 순위도 선복량 순위와 동일하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선대 가치는 28억1400만달러(약 3조3900억원)로 3위에 올라 있다. 1위 일본은 82억600만달러(약 9조8900억원), 2위 노르웨이는 28억4300만달러(약 3조4300억원)다. 우리나라와 노르웨이의 경쟁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 맨섬이 16억3400만달러로 4위, 홍콩이 8억8100만달러로 5위에 각각 랭크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자동차선 발주량은 일본 33척 20만7900대, 우리나라 25척 18만100대, 노르웨이 24척 16만4500대, 이탈리아 15척 11만2800대, 이스라엘 9척 6만9300대로 집계됐다.
특히 현재 21척 10만3700대의 자동차선을 보유한 이탈리아는 15척의 발주량 중 4척만 인도받았고 11척 8만4900대는 아직 짓고 있다. 11척의 신조 비용은 총 7억1800만달러에 이른다. 이들 선박을 모두 인도받게 될 경우 선대가치 기준으로 홍콩을 제치고 세계 5위 자동차선 보유국에 오르게 된다.
일본선사 톱5에 3곳 포진…현대글로비스 5위
선사별 순위에선 일본기업들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MOL이 58척 34만4100대, NYK가 62척 31만9800대, 케이라인이 55척 29만4400대로, 각각 1위와 3위 4위에 올랐다.
맨섬에 본사를 둔 레이카캐리어스가 53척 32만4600대로 2위, 우리나라 현대글로비스가 34척 23만6300대로 5위에 자리했다. 5대 선사 중 NYK만 신조선을 짓고 있다. 7000대급 신조선 1척을 7300만달러에 발주했다. 이 밖에 유코카캐리어스가 30척 21만5400대, 시도상선이 38척 21만4500대의 자동차선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대가치에 따른 순위는 MOL 17억700만달러, 레이 16억3400만달러, 현대글로비스 16억2000만달러, 케이라인 15억9500만달러, NYK 15억5900만달러 순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선박을 많이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적은 선복량에도 선가에선 MOL을 제외한 일본선사들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유코와 시도상선의 선대가치는 각각 10억5200만달러 9억8500만달러로 집계됐다. 두 선사의 자동차선 평균 선령이 각각 11살 12살로, 10년을 넘어가면서 선대 규모에 비해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박홍범 베셀즈밸류 한국지사장은 “현재 신조 중인 선박을 포함해 전 세계 자동차선대는 830척 정도”라며 “자동차선 강국인 일본에서 55%가 건조됐고, 우리나라에서 20%가 지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선 시장은 척당 신조선가가 7천만달러를 넘을 정도로 가치가 높지만 선박 수가 많지 않아 시장조사조차 제약적이었다”며 앞으로 자동차선에 대한 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임을 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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