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은 공급조절을 통해 운임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선사들은 100%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기록하며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느라 분주한 한 달을 보냈다. 예상을 웃도는 선복조절이 이뤄지면서 2월 말까지 선적 예약이 꽉 찼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 관계자는 “유럽 취항선사 대부분이 화물을 다음달로 넘기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다음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춘절 이후 수요 약세에 대비하기 위해 선사들은 이달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나선 바 있다. 2M은 중국 춘절 이후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유럽항로에서 감편을 실시했다. 이달 2주부터 4주까지 주 3편씩 총 9편을 결편했다. APL 역시 FX1 FX5 FX7에서 2월16일부터 3월13일까지 임시휴항을 실시한다. 지중해항로에선 2월 중순 MX1 MX2 BEX 등을 중심으로 임시휴항을 통해 숨고르기에 나섰다.
선사들은 1000달러대 운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선 인도가 운임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MSC와 코스코 에버그린 등은 초대형선 인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2월1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9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초 979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전월 대비 30달러 이상 하락한 962달러로 집계됐다.
유럽항로 물동량은 역대 최대실적 달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시아 15개국발 유럽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한 125만5000TEU를 기록했다. 물동량 점유율이 70% 이상인 중국이 1.8% 증가한 89만2000TEU, 2위 한국은 2.2% 증가한 8만5000TEU로 집계됐다. 3위 베트남은 9.4% 증가한 6만3000TEU로 2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1~11월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470만2000TEU를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600만TEU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지난해 물동량은 1581만8000TEU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누계 물동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47만5000TEU로 집계됐다. 한국은 3% 증가한 102만TEU를, 일본은 8.7% 늘어난 42만TEU를 기록했다. 11월 유럽발 아시아행 물동량은 4.3% 감소한 65만2000TEU로 3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오는 4월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유럽 서비스 1개를 추가해 총 7개 체제를 가동한다. 대형선 인도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오션얼라이언스의 서비스가 추가됨으로써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M을 중심으로 진행 예정인 저속 운항이 공급과잉을 그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유럽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가 국내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한국과 영국의 교역량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에 불과해 해운시장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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