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 움직임이 살아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주량이 가장 많은 선종은 벌크선이었고 신조선 투자금액이 가장 큰 선종은 탱크선으로 조사됐다. 신조선 투자 증가율에선 단연 컨테이너선이 앞섰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신조 발주 실적은 338척 4123만t(이하 재화중량톤)으로, 지난해의 321척 3251만t에서 선복량 기준으로 27% 늘어났다. 선종별로 벌크선 119척 1782만t, 탱크선 96척 1500만t, 컨테이너선 46척 482만t, LNG선 22척 214만t, LPG선 18척 90만t, 일반화물선 37척 49만t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벌크선은 65척 1077만t에서 65% 늘어난 반면 탱크선은 145척 2025만t 대비 26% 감소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지난해 16척 30만t에서 16배 늘어났다. LPG선과 LNG선도 지난해에 비해 몇 갑절 증가했다. 올해 들어 다시 선사들의 공급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해양플랜트 시장의 부진을 반영해 해양작업지원선인 OSV와 OCV는 상반기까지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신조선 투자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02억171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66억5598만달러(약 18조6660억원)로 63% 늘어났다. 투자금액을 선종별로 보면, 탱크선 48억2455만달러, 벌크선 37억3736만달러, 컨테이너선 28억9431만달러로 집계됐다.
탱크선은 지난해의 58억394만달러에서 17% 줄어든 반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4억5253만달러에서 6.4배 폭증했다. LPG선과 LNG선도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투자금액도 각각 3~4배 가량 급증했다.
최근 3년새 신조선 발주 큰 폭 증가
국가별 수주량에선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질렀다. 우리나라는 상반기에 1745만t의 신조선을 수주함으로써 중국을 333만t 차이로 누르고 세계 1위 조선국 지위를 탈환했다. 일본은 808만t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에선 일본이 120%, 중국이 46%를 보인 반면 우리나라는 5%에 머물렀다.
한국 조선사들은 상반기에 컨테이너선과 LNG선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스라엘계 영국 선주사인 조디악이 현대중공업에 1만TEU급 선박 4척을 발주했고 대만 에버그린은 1만1000TEU급 8척을 삼성중공업에 맡겼다.
현대상선은 2만3000TEU급 12척과 1만4000TEU급 8척을 국내 조선 빅3에 골고루 발주함으로써 해운조선 상생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팬오션은 1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고려해운은 일본 선주를 통해 용선하는 1800TEU급 선박 2척을 각각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다. 팬오션은 8년 만에 단행한 컨테이너선 신조를 국내 조선소와 진행하게 된다. 국내 조선소는 또 올해 발주된 LNG선 33척 전량을 싹쓸이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과 중화권 조선소도 자국선사를 앞세워 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서고 있다. 대만선사인 양밍은 용선 방식으로 확보하는 1만1000TEU급 선박과 1만2000TEU급 선박을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중국 양쯔장조선에 나란히 5척씩 발주했다. 피더막스선박의 경우 중국 SITC가 자국 양쯔장조선에서 2800TEU급 선박 2척, 대만 TS라인이 자국 CSBC에서 1800TEU급 2척을 각각 신조하기로 결정했다.
신조선 발주는 최근 3년 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2987만t에 머물렀던 발주량은 지난해 9426만t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의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1억2000만t에 육박하는 신조선이 조선소 수주장부에 새롭게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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