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MASS·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 도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R&D(연구개발)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하대학교 이경호 교수는 지난달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해사포럼'에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운항선박 등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려면 인력 양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사회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며, 정부의 올바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서비스 분야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선박건조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야 자율운항선박 도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기존과 같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러 있어서는 곧 다가올 4차산업혁명에서 우리나라는 낙오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환경이지만 5~6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우리나라가 기술을 선도하는 프론트 러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아오펭 우 SICC(Shipbuilding Information Center of China)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해운 개발과 관련해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스마트해운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국제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게 지아오펭 애널리스트의 주장이다.
그는 "여러 논의 과정에서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이제는 참여자들이 그 혜택을 누려야 한다. 스마트선박은 다각적인 이슈라 표준화를 제정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년 근해선박 무인화
국제해사기구(IMO) 해사안전국 하비에르 야스니코스키 과장은 MASS의 현재 도입 진행 상황과 사이버 위험관리 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그는 MASS와 관련한 규제 예비조사를 실시, 해당 위원회가 올해 12월 활동내역에 관한 중간보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승선 인원 규모, 원격조종시스템·의사결정시스템 탑재 여부 등에 따라 MASS 자율성 단계가 나뉜다. 자율성 정도에 따라 규제와 협약에 관한 분석이 진행될 계획이다. 향후 2년 동안 이러한 모든 활동이 진행되며 올해 12월 예비조사와 관련한 프레임워크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는 자율내항선박, 2025년에는 단거리 운항이 가능한 자율선박, 향후에는 원격 제어가 가능한 자율외항선박이 운영될 거란 게 IMO의 청사진이다. 그는 "센서, 연결성,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원격제어, AI 등에 대한 자동화시스템이 있다"며 "이러한 기술개발이 진행되면 기술선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ASS 개발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MASS 현실화에 가장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롤스로이스다. 핀란드의 투자펀드 지원을 받아 자동 운항 프로젝트인 'AAWA'를 추진 중이다. 선급협회 DNV-GL, 설계회사 델타마린, 선박·육상간 통신기업 인마샛, 소프트사 NAPA가 참여하며 2020년 말까지 내항·근해선의 원격 조선에 따른 인력 감축을 목표로 한다. 2025년에는 근해선박, 2030년에는 원양선을 각각 무인화한다는 계획이다.
노르웨이 DPS(동적위치 유지 시스템) 대기업 콩스베르그도 유럽 비료 대기업인 야라와 연계해 무인선박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자동 운항 시스템을 탑재, 전기를 이용한 12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을 건조한다. 노르웨이 연안 수송에 투입될 이 선박은 유인 운항을 거쳐 2019년에 원격 조선이 시작되며 2020년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DNV-GL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차세대선박 개발·계획 리볼트(REVOLT) 프로젝트 100TEU급 무인 컨테이너선 콘셉트를 발표했다. 승선원 최소화와 완전 배터리화를 통해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공격은 기술 선진화가 이뤄지는 동시에 고민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전 세계 교역의 90% 이상이 해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운물류시스템이 사이버테러에 노출될 경우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야스니코스키 과장은 선원 역할분담, 시스템보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데이터제거 문제 등도 중요하지만 의도하지 않는 취약한 사고에 대응해야 사이버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6월 마지막 주를 ‘한국해사주간’으로 지정했으며, 그동안 따로 진행된 국제해사포럼과 선박평형수 국제포럼 등 각종 행사를 통합·개최하고 있다. 이들 포럼은 IMO에서 다루는 안전·환경에 관한 주요 현안에 대해 각국의 정책 및 기술개발 동향 등을 논의하고, 국내 산업계에서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운열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은 ”이번 포럼이 향후 우리나라 해운·해사산업 분야의 혁신성장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의 책임 있는 이행과 국제사회 기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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