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회복의 몸짓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철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온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4월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3.4% 늘어난 24만855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은 1만5000TEU 적은 24만367TEU였다. 전달인 24만166TEU에 비해서도 3.5%의 성장률을 보였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9% 늘어난 9만3199TEU, 수입은 1.4% 늘어난 15만5351TEU였다.
월간 수출화물이 성장세를 띤 건 지난해 3월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 호조로 반도체,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났고 한국산 자동차와 석유화학제품도 상승 탄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4월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2배 이상 늘어난 10만3000대였다.
반면 중국이 지난해 환경 보호를 이유로 수입을 금지한 폐지와 폐플라스틱 고철(스크랩) 등의 폐기물은 항로에서 실종된 상태다. 일부 화주의 경우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HS코드(국제상품분류코드)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변칙적인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 뚝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1~4월 누적 물동량은 2.9% 감소한 91만5456TEU로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4.5% 감소한 35만5232TEU, 수입화물은 1.8% 감소한 56만224TEU였다.
5월에도 호조는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대중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3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같은 달 중국 판매량은 9만대로 전년에 비해 73.1% 증가했다. 다만 전달인 4월에 비해 13% 감소하는 등 완전한 회복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점유율도 4월의 5.4%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진 4.8%에 머물렀다.
운임은 수출항로에선 여전히 바닥세를 보이고 있고, 수입항로에선 지난달에 비해 하강곡선을 그렸다.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20달러대에 불과하다. 선사들은 수요 부진으로 채산성 악화에도 쉽사리 운임회복을 시도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운임은 6월8일 현재 189달러다. 지난달 11일 205달러를 기록, 2015년 4월 이후 3년 만에 200달러를 돌파한 뒤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수요 부진과 함께 수입운임 상승의 배경이었던 중국 상하이 닝보항의 체선이 완화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중국의 적화목록 사전신고제 도입에 따른 신고 대행료 도입은 선사들의 채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24시간 전 적화목록 신고제도(CCAM)를 자국 전 항만에서 시행하고 있다. 중국행 수출화물을 배에 싣기 하루 전에 화주 정보와 상세 품명을 현지 세관에 보내도록 강제화 했다. 이 제도는 2014년 6월 상하이항에서 첫 도입된 뒤 올해 전국 항만으로 확대됐다.
선사들은 이에 맞춰 TEU당 30달러의 신고대행료(AFS)와 40달러의 수정신고료(AFA)를 도입한다. 선사 관계자는 “상하이항에서 시행되던 제도를 중국 전 항만으로 확대하는 것이어서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신고대행료 부과로 운임 수준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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