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물류 산업 동향을 확인하고, 빠르게 변하는 물류 환경에 함께 대응할 방안을 찾고자 한국과 독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독일연방물류협회(BVL) 한국대표부는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3회 한독물류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독일 베를린공과대학교 프랑크 스트라우베 교수의 ‘물류 최신 동향과 성공 전략’ 강연이 콘퍼런스의 첫 문을 열었다. 그는 “기술 발달과 디지털화 등 물류 산업 변화로 생긴 다양한 물류 플랫폼이 전통적인 물류 서비스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항만 분야에서는 자동화 등 ‘스마트항만’ 구축이 중요하고 항만·육상운송·물류배후지역의 유기적 연결을 통한 물류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KMI 항만수요 예측센터 하태영 센터장은 국내 항만배후 부가가치 물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항만배후단지 조성을 위한 정부 노력 대비 활성화 수준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조성된 배후단지 총 면적은 약 1190만㎡다. 배후단지는 2030년까지 약 2.5배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현재 분양율은 총 면적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관련 업계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것이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배후단지 입주 기업 구성도 부가가치 창출에 유리한 업종이 모였다기보다는 저장 창고 수준의 대형 단지가 대다수였다. 하 센터장은 “국내를 거치는 가공무역의 수출·입 부분이나 국내에서 강세인 환적화물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독일 항만·물류 개발 현황 사례를 발표한 퀴네물류대학교 토마스 스트로토테 교수는 디지털화와 함께 가치 창출, 지속가능성을 물류 트렌드의 핵심 주제로 꼽았다. 그는 “가치사슬 차원에서 항만에서의 물류창고 역할은 중요하다”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비용절감, 연결망 개선, 물류 안정성 및 유연성 등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창고의 거점 역할을 살려, 창고 내에서 패키징, 라벨링 작업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런 노동집약적 서비스를 자동화할 경우 인건비 절약과 효율성 제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물류 4.0을 주제로 인하대학교 김용진 아태물류학과 교수가 강연했다. 김 교수는 “근 시일 내로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가 물류부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이며, 빅데이터와 로보틱 등은 5년 안에 물류계 전반에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5개년 계획 같은 장기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관계자 150명 참석…양국 교류 필요성 재확인
독일 빌헬름스하펜 컨테이너터미널 안드레아스 불빈켈 대표는 빌헬름스하펜항 및 배후단지를 소개했다. 불빈켈 대표는 “우리 항만의 배후부지는 넓은 면적, 아우토반 고속도로, 5개 노선 철도 연결된 뛰어난 내륙연결성, 24시간 운영 및 실시간 감시카메라 모니터링 등으로 기업 활동에 최적”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독려했다.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 정태영 원장은 ‘디지털 물류 2020’이라는 주제로 CJ대한통운이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화 내용인 무인 배송, 적기 배송 시스템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새만금개발청 옥나라 사무관이 물류허브로서의 새만금 미래비전을 소개하며 주제발표 세션은 종료됐다. 이어 KMI 이성우 본부장을 좌장으로 한 심화 토론에선 ‘항만 디지털화’ 및 ‘물류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양국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가 개진됐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한·독 양국 항만물류 전문가와 항만물류 기업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KMI 양창호 원장은 인사말에서 “콘퍼런스를 통해 양국의 물류에 대한 다양한 고견이 오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항만·물류분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한국이 독일 사례를 접하며 많은 지식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어트 뵈르너 주한독일 부대사는 “한독 교역량은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와의 교역량을 훨씬 웃돌고 있다”며 “신기술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니더작센주 올라프 리스 환경에너지건설기후보호 장관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행사 개최를 축하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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