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개념이 대두되면서 해운·항만업계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독일 함부르크항, 중국 교통운수부, 일본 국토교통성 등 각 항만당국에서는 스마트항만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16일 해양수산부가 중국 상하이 양산항의 무인 자동화 터미널과 상하이국제항무그룹(SIPG)을 견학하는 등 스마트항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은 칭다오항 샤먼항 양산항 등에 완전자동화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SIPG는 최근 IT기업들과 항만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IT업계의 항만 분야 진출도 눈에 띈다. 영국 포트스트레티지에 따르면 지난 4월 화웨이는 통신회사인 차이나유니콤과 공동 개발한 ‘5G 에지 클라우드 스마트 포트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와 무선 네트워크망을 갖춘 항만 관리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집결하는 클라우드에 ‘에지 컴퓨팅’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에지 컴퓨팅’은 말 그대로 사용하는 기기의 가장자리(Edge)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명령을 내리는 단말기기 근처에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기서 데이터 일부를 처리하는 원리다.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처럼 모든 작업이 중앙에서 이뤄지지 않으므로 소요 시간과 오류 발생률이 줄어든다. 따라서 이번 항만 솔루션도 더 신속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개발사들의 의견이다.
차이나유니콤 네트워크기술연구소 부회장 주창보는 “새 시스템으로 항만 내부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독할 수 있으며 개인 모바일기기로 터미널 시설 운영도 가능하다”며 “시스템 연결 지연, 영상 재생 오류 등 기존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항만운영사 DP월드도 물류 기술 혁신을 위해 하이퍼루프 개발 회사인 버진하이퍼루프원과 손을 잡았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하이퍼루프 기반의 화물 운송 서비스 회사인 DP월드카고스피드를 설립했다.
미국 테슬라·스페이스엑스 대표 일론 머스크가 최초로 고안한 하이퍼루프는 자기장과 전력으로 캡슐 형태의 운송수단을 진공관에서 시속 1000km 이상으로 발진시키는 기술이다. 카고스피드는 이 기술을 화물 운송에 활용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전력 사용으로 친환경적이며 초고속 배송이 가능해 신선식품 의약품 전자제품 등의 품목에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육상 항공 항만 운송과 연계한다면 더 원활한 공급망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버진하이퍼루프원 대표(CEO) 롭 로이드는 “새로운 공급망은 완제품 재고율과 창고면적을 약 25% 줄일 것”이라며 “기업 수익성 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카고스피드는 아랍에미리트에서 하이퍼루프의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제벨알리과 두바이 내륙을 오가는 캡슐 배송을 현실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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