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물류산업이 첨단 IT와 결합하면서 수년 내 물류서비스 수준이 지금보다 한 단계 격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독일 연방물류협회에 따르면 독일의 물류시장 매출액은 2013년 2410억 유로(약 322조500억원)에서 2017년 2630억 유로(약 351조4500억원)로 9% 가량 성장했다. 유럽의 물류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약 1조 유로(2015년)에 달하며, 국가별 비중은 독일 25%, 영국 13%, 프랑스 12%, 이탈리아 9% 순으로 나타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Anna NguyenPham(안나 응우옌팜) 독일 함부르크무역관에 따르면 독일은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인프라 품질 및 물류기술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선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연 매출액 기준 세계 10대 물류기업 중 3개 기업이 독일 기업이다.
독일 프라운호퍼 공급망 시스템 연구소는 향후 물류산업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디지털화 ▲3D프린팅 ▲자율주행 ▲로봇공학 ▲정보사회 ▲다각화 ▲서비스 중심 ▲지속 가능성 등 8개 영역을 꼽았다.
최근에는 컴퓨팅 또는 사물인터넷 등 데이터 기반 모델을 물류 서비스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운송 차량이나 배달 주문 등의 정보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 관리가 더 용이해지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를 물류서비스에 반영하는 게 수월해졌다.
독일 연방물류협회에 따르면 IT산업은 독일 물류산업 혁신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물류산업의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표준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국제적인 표준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더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서는 디지털 인프라를 확장해야 하고, 이에 따라 독일 연방물류협회는 정부에 광대역 및 모바일 데이터 네트워크 부문의 투자를 요청한 상태다. 동시에 협회는 정치·과학 및 비즈니스 의사 결정자들이 인더스트리 4.0,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과 연계해 물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로봇 결합 속도↑
한편 독일은 현재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성장으로 폭증한 물동량을 기존의 물류시스템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DHL에 따르면 물류분야에서도 로봇공학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일부 첨단 로봇은 이미 창고 및 센터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현재 창고의 5%만 자동화 돼 있고, 이러한 자동화 창고 또한 지능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서 아직까지 인력을 고용하는 실정이다.
DHL은 가까운 미래에 ▲트레일러 및 컨테이너 언로딩 ▲고정식 품목 피킹봇 ▲모바일 품목 피킹 ▲공동 포장 및 맞춤화 ▲택배로봇 및 드론배송 ▲재고관리 ▲물품 배송 분야에 로봇이 활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제어되고, 고도의 정확성으로 재고 이송 및 수주를 실현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있어야 한다.
Anna NguyenPham 무역관에 따르면 물류-로봇산업 간 결합으로 국내 관련업계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은 물류산업과 로봇‧IT산업을 활발하게 결합하고 있어, DHL을 비롯한 대표적인 물류기업들의 서비스 수준은 수년 내로 한 단계 격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독일 물류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은 산업간 융‧복합 트렌드를 진출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차세대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비용 센서, 2D 및 3D카메라 시스템, 3D레이저 스캐너, 빠른 컴퓨팅, 자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다운로드,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고용량 배터리, 이동성, 그립 시스템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국내 생산 부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연방물류협회는 우리나라에도 ‘한국 대표부’를 설립하며 한-독 물류 교류 및 활성화 관련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에서 양국 물류 관련기업 150개사 이상이 참석하는 컨퍼런스를 연례 개최 중이다. 지난해 개최된 컨퍼런스에서는 ‘독일 해운물류에서의 인더스트리 4.0’, ‘한국 해운의 동향 및 기술’ 등에 대해 발표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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