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3 17:48

칼럼/ 인공지능의 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린로지스틱스컨설팅(주) 김쾌남 대표컨설턴트

(지난호에 이어)

4. 한국기업의 대응 방향


(1) AI의 용도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의 활용을 위한 한국기업의 대응 방향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국가적인 AI 연구개발 강화의 필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여기서는 압도적 다수인 AI를 활용하는 입장인 ‘사용자 기업’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 보고자 한다. 

사용자 기업들이 AI의 활용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1)AI의 용도 발굴, AI 활용의 양바퀴인 (2)데이터와 (3)알고리즘,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추진할 (4)인재·조직 등에 관해서 살펴보자.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AI는 향후 기술 발전으로 인간의 판단과 동작을 대체 하는 방향으로 실용화 가능성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 AI를 ‘무엇에 쓸 것인지?’, ‘무엇을 실현할 것인가?’라는 자사 업무영역에서의 AI의 용도와 목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사용자 기업의 AI용도는 주로 ① 업무 프로세스에 장착, ② 자사 제품·서비스에 장착 등 2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① 업무 프로세스에 장착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 제조 현장에 AI를 탑재한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거나 머신 비전의 도입을 통한 제품검사 정도 향상으로 제품의 품질향상 등, 자사의 프로세스 개선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숙련 기술자의 경험에 근거한 육감과 판단의 기능과 같은 암묵적 지식을 비숙련 기술자도 활용할 수 있는 형식지로 전환하기 위해서 AI를 활용할 수도 있다

② 자사 제품·서비스에 장착

예를 들면, 카메라의 얼굴인식 정밀도 향상이나 의료기기의 화상진단 고도화, 건설기기의 자율운전 등에 AI를 장착함으로써 자사 제품·서비스에 대한 아웃풋의 질과 속도 등을 향상시키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접근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드론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 등 기존의 제품·서비스의 고도화에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한 신규 사업 창출도 기대된다.

사용자 기업이 이러한 AI의 용도를 정하는 데는 자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나 밸류체인 전체를 조감하고 AI의 활용 가능성을 전체적으로 찾는 것이 출발점으로서 필수이다. 종래의 비즈니스 모델 및 프로세스에 집착해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에 눈을 감는 게 능사가 아니다. 아울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에 의한 선진적인 아이디어나 발상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것도 유효한 선택사항이 될 것이다.

(2) 데이터

AI 활용의 또 하나의 축인 데이터는 사용자가 특정 용도를 위해 AI를 실용 수준까지 고도화하기 위한 ‘교재’이며, AI가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는 중요한 자산이다. 사용자 기업에 있어서 자사 제품·서비스의 제공을 통해서 수집하는 데이터와 자사내의 운영을 통해서 얻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는 각 기업 고유의 것이며 AI활용에 있어서도, 타사와 차별화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 기업은 이러한 자사 고유의 데이터 수집을 ‘새로운 경쟁역량 영역’으로 규정하고, AI활용의 전제가 되는 IoT/CPS등을 활용한 디지털화·데이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기업이 강점과 노하우를 지닌 산업분야에 있어서의 제조나 운영프로세스를 디지털화·데이터화 하는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자사에는 없는 종류의 데이터 등에 대해서는 업계 안팎과 협력을 통해 데이터의 활용가능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자사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추가적인 부가가치 확대전략들을 추구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3) 알고리즘

데이터와 아울러 AI활용의 양바퀴중의 하나인 AI 알고리즘은 전세계적으로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새로운 진전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다만 AI 알고리즘 개발에는 많은 개발 투자와 고도의 AI인력이 필수적이다. 사용자 기업 스스로가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내장한 사례로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인터넷 기업과 GE나 도요타 자동차 등을 들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투자여력과 인력 및 AI 활용의 광대한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일부 시장 리더만이 취할 수 있는 선택 사항으로 여기에 필요한 자금과 인재 및 시간의 방대함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많은 사용자 기업들은 AI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 보다는 기본적으로는 AI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벤더기업을 통해서 제공받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기업들은 이전에 이미 자사의 업무프로세스 통합을 위해 ERP라고 하는 전문 S/W를 전문벤더로부터 도입해 자사 기업의 특성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해 훌륭하게 활용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일본의 파낙과 AI 개발 벤처 PFN(Preferred Networks)의 경우, 양사의 협업을 통해 AI의 활용을 통한 복합공작기계와 로봇의 협조기술이나 고장예지기술을 개발해 사이클 타임의 감축과 제로 다운타임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서 로봇 팔 티칭에 딥러닝을 적용한 결과, 종래 숙련 기술자가 학습에만 며칠이 필요한 동작 정밀도를 약 10시간 만에 달성됐다는 성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접근방법은 사용자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접근이기는 하지만 오픈소스를 활용한 자체 개발을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텐서플로우(TensorFlow) (미국 구글), 체이너(일본 PFN), 카페(미국 UC 버클리) 등과 같은 OSS를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자사에 고도의 IT 인재가 확보돼 있는 경우라서 이 부분에서 각 기업별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4) 인력 및 조직

향후 기업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될 지를 전망해보면 경영자와 관리층을 비롯해 AI 활용에 관한 기획·개발 부문부터, 먼저 현 시점의 AI의 성숙도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영진이 AI의 활용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기초로 AI를 포함한 기술의 활용에 관한 비전 제시가 요구된다. 또한 경영층(CIO CTO 등)에게는 구체적인 전략 수립과 AI 활용에 관한 고도의 IT인재 관리능력이 필요하다. 사내에서 적임자의 발굴·육성과 단기적으로는 외부인재의 등용을 포함한 체제 정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AI 활용에 관한 고도의 IT인력은 데이터 과학자에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빅데이터 처리역량과 함께 고도의 기계학습이론이나 프로그래밍 등에 관한 전문 지식과 스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사람은 중장기적으로는 사내에서 육성하고 단기적으로는 외부에서 채용하거나 노하우를 가진 IT기업 등과의 제휴가 유효할 것이다.

또한 조직 전체로도 AI에 대한 대처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앞서 언급한 (1)AI의 용도 발굴과 (2)데이터의 수집·활용은 사용자 기업 측이 직접 관여해야 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이들을 진행하려면 AI 활용의 추진자인 사업 부문과 사내 시스템 데이터에 대해서 숙지하고 있는 IT부문과의 제휴가 요구된다. 사용자 기업 중에는 사업 부문과 IT부문의 ‘거리’가 멀어서 서로의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내 업무와 IT지식을 융합시킴으로써 사용자 기업의 디지털화와 데이터화를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의 포인트를 바탕으로, 사용자 기업이 조기에 AI 활용에 착수하기를 기대하지만 AI 기술 자체도 전문가의 상상을 넘어서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가 인간의 세계 챔피언에 승리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실용화를 하는 데는 ‘앞으로도 10년은 더 걸린다’라고 전망되고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실용화가 이제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AI의 현황과 미래의 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하며, 대처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AI를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어떠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꼭 정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함으로써 AI 활용의 과실을 얻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사용자 기업의 AI 대처의 출발점은 ‘AI를 통해 실현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류 효율 향상에 AI을 사용한다면 AI의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추산함으로써 ‘AI의 실용화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가’를 밝혀야 한다. 이것에 기초해서 데이터·알고리즘, 인재 등과 관련된 고려사항의 검토도 가속화할 것이다. AI 활용의 시작점인 AI 용도 발굴과정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의 판별과 도입 효과의 시산이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AI 활용을 위한 컨설팅 등 외부 지식의 활용이 유효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컨셉이나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쉬운 환경에서의 실증작업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전세계의 선진기업들이 딥러닝 등의 AI의 진화가 가져오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 사내의 추진체제를 갖추고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한국기업은 이제 주저할 여유가 없다. 향후 한국기업이 주체적이고 혁신적인 대처로 AI 활용에서 전세계를 선도하기 바란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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