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 지금 부산은 세계 영화의 향연이 열리는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 해마다 이맘쯤 부산의 가을 바다를 스크린의 감동으로 수놓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비프)가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화려한 막을 올리고 국내외 영화인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천혜의 해양경관을 바탕으로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부산은 유독 가을에 많은 축제를 준비하고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달 성황리에 마무리된 ‘국제해양레저위크’와 이번에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를 필두로 ‘부산국제불꽃축제’ 등 연이은 축제로 부산은 참으로 가을이 아름다운 도시로 불려질만하다.
그중 백미는 당연 비프로, 1996년을 시작으로 어느덧 22주년을 맞이해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도 지역 경제 여건상 이번 22회 비프가 부산에 주는 느낌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우리 해운항만물류업계는 한진해운 사태 1주기를 맞았다. 국내 최대 항만이자 세계 6위 항만을 가지고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 부도로 인한 파장과 상처는 매우 컸다.
특히 도시 특성상 해운업 외에 별다른 산업기반이 없는 부산으로서는 한진해운 부재로 인한 공백은 매우 커 아직도 많은 해운항만물류 관계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의 영화가 주는 감동을 느끼기 위해 부산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과 이를 통해 발생하는 경제 유발효과에 지역 경제는 다소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해가 갈수록 급성장세를 보이는 비프는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며 부산 제2의 성장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개최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에 미치는 직간접 효과는 최대 2170억원으로 추산됐다. 수백명의 고용 창출과 우리 영화의 해외 수출로 한국의 홍보 및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급속히 악화된 항만산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의 회복 기미가 무척 더디게 느껴지지만, 지난 시간동안 부산 가을 바다를 환하게 밝혀 주었던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이번 영화제 기간만이라도 부산을 찾는 관객들의 웃음소리처럼 활기가 넘쳐나는 부산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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