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동항로의 화두는 ‘운임 하락’이었다. 취항선사들은 하반기 들어 중동항로의 해상운임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00달러선에 달했던 운임이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탓에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낮은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 역시 선사들의 시황개선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하반기 중동항로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취항선사들이 사이좋게 물량을 나눠가졌지만,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란 HDASCO라인 CMA CGM 코스코 등의 선사들이 서비스 강화에 나서며 선사들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현재 일부 선사들은 서비스 개설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운항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중국-파키스탄 한국-인도 노선 개설이 현실화되면 화물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취항선사들은 10월 황금연휴에 발맞춰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실시한다. 지난 7월 슬로우 시즌에 이어 진행된 두 번째 대규모 임시휴항이다. 화물 점유율이 높은 선사들을 중심으로 선복 조절에 나설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중동항로의 시황이 좋지 않은 탓에 임시휴항에 나선 선사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항로의 운임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8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운임은 TEU 당 4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600달러대에서 400달러대로 급락했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900달러선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 반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상반기 내내 상승세를 보였던 운임이 하반기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발 운임도 소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단교 사태가 지속되자 현지 바이어들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바이어들은 국교 단절 사태 이후, 주로 인근 국가로부터 수입해오던 물류길이 막히자 신규 거래선을 물색하고 있다. 기존 대부분의 화물은 두바이 제벨알리항을 통해 환적돼 카타르로 들어왔지만, 신규 항로를 통해 수입하게 됨으로써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력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갖춘 제품이 더욱 선호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하반기 중동항로 시황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의 화물 유치 경쟁이 치열해 신규 서비스 개설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올 들어 이란의 관세율이 상승한 점에 대해 對 이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이란은 600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상향 조정했다. 이란 측은 국내 생산 장려를 위해 관세율을 올렸지만, 정부의 자금 충당이 목적이 주요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코트라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이란 제작사들과 합작투자해 생산라인을 옮기는 경우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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