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건 국제물류경쟁력 '글로벌 톱 10' 달성을 위해 우리나라의 사회 시스템이 하루 빨리 바뀌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각종 규제와 후진적 산업구조가 4차 산업혁명을 맞는 우리나라 물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거란 지적이다.
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7 국제운송·물류 혁신포럼'에서 한국교통연구원 서상범 물류정책·기업인증센터장은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기술발전이 아닌 사회시스템 변화를 우리가 얼마나 빨리 만들어낼수 있느냐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물류사·정부·화주 참여 사회적 타협기구 구축돼야"
지난해 정부는 2025년까지 물류산업 일자리 70만개, 국제물류경쟁력 10위, 물류산업 매출액 1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2016~2025년 국가물류기본 계획'을 내놨다. 국가물류기본계획은 국가 물류정책의 기본 방향을 담은 10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전개, 거대 경제권의 출현, 이종산업간 융복합 등 경제·기술·사회적 변화를 반영했다.
이날 서 센터장은 정부의 국가물류기본 계획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물류 4.0’의 현실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현재 물류산업의 트렌드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거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물류시장 진입으로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향후엔 제조·유통·IT·물류서비스 융복합 촉진으로 업종간 경계가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자동화 기술이 물류 비즈니스에 접목되며 입·출고 자동화로 리드타임이 단축되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M&A(인수합병)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되며 국내 물류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정책도 시대의 패러다임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재정 지원에 의존했던 정부 주도 물류는 민간으로 바뀌고 있으며, 수출입·산업연계형이었던 물류 트렌트는 국민생활 편의를 지향하는 생활밀착·산업창출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제조·유통 등 화주가 주도하는 비즈니스 지원형 물류도 제조·유통의 비즈니스 선도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밖에 단일부처·단일산업 기반의 업종별·분업적이었던 물류가 공유·협업을 지향하는 융복합 스마트 체제로 바뀐 것도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변화되고 있는 물류 트렌드를 우리나라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빨리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서 센터장은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자생력 부족과 성장동력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주도의 기술개발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어 사회 시스템 내 수용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A~C의 조건을 갖춘 기업만 사업을 벌이게 하는 Positive(열거)형 법체계가 신규 서비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물류산업 내에 존재하는 각종 규제와 후진적 산업구조, 사회적 인식 및 갈등요인 등의 해소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우리나라가 이 장애물을 넘지 못하면 정부가 내건 '국가물류기본 계획' 중 하나인 국가물류경쟁력 10위 진입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 서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물류사와 정부, 화주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타협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 센터장은 새 정부에 바라는 물류정책 추진방향으로 가장 먼저 일자리 창출과 산업 혁신을 도모하는 물류 플레이어가 육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투트랙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물류스타트업 육성·지원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그는 네거티브형 규제에 기반한 물류부문 구조개혁을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물류사와 정부, 화주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타협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진행된 주제발표에서 CJ대한통운 정태영 부사장은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4차산업 혁명 기술에 따라 과거 '3E'에서 '3I'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pertise(W&D 전문성) Experience(산업군별 특화물류) Economic Scale(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에서 Integration(거점·정보의 글로벌 통합) Innovation(가치창출을 위한 핵심역량) Intelligence(차별적 지능형 서비스)로 물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원가절감형에서 '물류 4.0'으로 전환하는 전략에 대해 자동화 구조화 플랫폼화 무인화 최적화 지능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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