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 16:47

잠잠했던 호주항로, 때 아닌 해상운임 급등

머스크, 용선 선박에 결함발생…1항차 임시결항
구원투수 SM까지 선박 결함

호주항로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발 호주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전주대비 100달러에서 많게는 300달러까지 급등했다. 선사 관계자들은 8월 성수기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선복부족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운임인상 수준이 너무 높다고 평가했다. 해상운임 급등에는 머스크라인이 급작스러운 1항차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선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은 지난 19일 부산에서 출항하는 호주행 선박을 배선하려 했지만 선박 자체결함 문제로 사전에 라이베리아 국적의 SM상선 선박을 용선(차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한 선박은 < SM밴쿠버 >로 불리며 6000TEU급 규모의 대형 선박이다. 이 선박은 부산신항 1부두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에 19일 접안했으며 머스크라인과 공동운항하는 컨소시엄 ‘AAE’ 소속 선사들이 화물을 선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선박마저 결함이 발생하면서 선박 용선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 관계자는 “용선하기로 한 선박에 결함이 발생해 당장 항해가 어려울 것으로 결정했다”며 “현재 해당 선박은 수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선박 운항이 어려워지자 선적된 화물은 전량 컨테이너 야적장에 하역된 것으로 알려졌다. PNIT 관계자는 “선박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이 선박에 선적했던 화물 약 100TEU가 다시 컨테이너 야적장에 전량 하역됐다”고 말했다. 약 100TEU에 대한 추가 하역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M상선은 일각에서 제기한 머스크라인과의 용선계약 문제에 대해 어불성설이란 입장을 내놨다. 업계는 < SM밴쿠버 >가 2000년에 건조된 노후 선박인데 용선료가 높아 머스크라인이 계약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SM상선 측은 선박결함으로 선박 투입이 미뤄졌을 뿐, 용선 조건에 따라 계약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SM상선 관계자는 “머스크라인과의 용선계약은 오프하이어(off hire) 조건으로 용선료가 문제였다면 머스크 측에서 선박을 배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선박은 수리가 완료되면 이 노선에 재배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프하이어는 선박이 수리작업에 나서면 그 기간 동안 일일용선료를 지불하지 않는 계약조건이다.

한편 머스크라인은 19일자 대체 선박으로 라이베리아 국적의 < RHL 콘코르디아 >를 긴급 투입했다. 이 선박은 4600TEU급으로 추정되며 금일 오후 2시경 부산신항 PNIT 부두에 접안했다. 한국발 수출입화물과 중국 일본 등에서 넘어온 환적화물까지 약 2200TEU가 이 선박에 선적돼 다음날(25일) 새벽 2시경 호주로 떠날 예정이다. 곧이어 26일에는 AAE 컨소시엄이 정기 배선하던 선박 <크리스타 슐테>호가 PNIT에 접안할 예정이다. 이 선박은 싱가포르 국적으로 5400TEU급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발 호주행 물량은 대체로 계약화물이 많고 운임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점에서 TEU당 최대 300달러나 운임이 급등한 건 놀랄만한 일”이라며 “임시결항에 따른 운임급등 현상은 일시적인 문제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성수기 물량이 본격 수송될 예정이고 9월 기본운임인상(GRI)도 예정돼 있어 향후 시황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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