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탱크세정제 국산화 길 열려

우리 기업이 개발한 선박용 탱크 세정제가 국제 해운업계에서 사용될 수 있게 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제4차 해양환경 오염 방지대응 전문위원회(PPR)에서 국내업체 지엔이브릿지(대표 김문호)의 유해액체물질(NLS) 선박 세정제가 적합판정을 받았다.

심사를 통과한 제품은 TC-WRC TC-ACID TC-BC TC-ENVIRO 4종으로, 화학제품운반선에서 화물 하역작업을 마친 후 화물창을 청소할 때 물에 타서 쓰는 첨가제의 일종이다.

향후 열릴 IMO 해양환경위원회(MEPC) 제71차 본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추인 절차를 거치면 공식 등록돼 올해 12월부터 국내외에 시판될 전망이다.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승인받지 않은 화물창 청소용 세정제가 바다에 유출되면 해양자원이나 인체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배출이 엄격하게 금지된다.

IMO는 케미컬선박용 NLS 탱크 세척제가 해양환경에 미칠 수 있는 유해성 유독성 생체축적 등의 우려 때문에 관련 제품에 함유된 각 원료마다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분해성, 수생생태 안전성이 확인된 탱크 세척제에 한해서만 사용이 허용된다.

국내 케미컬선박 대부분은 NLS 화물 세척 시 외국산 제품을 사용했으나 앞으로 지엔이브릿지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제품이 IMO 승인을 얻기까지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KOMDI)의 지원과 기술 자문이 큰 역할을 했다.

해수부는 IMO 사전 참석 등록 등의 제반사항에 대해 우호적인 협조를 이끌어냈다. 해사위험물검사원도 업체에 IMO의 엄격한 심의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국제 기준이 요구하는 제품별 함유물질의 독성자료, 제품설명서, 물질안전 보건자료 등에 대한 기술 검토와 제반 제출 서류를 수정·보완하는 업무를 지원했다.

이상진 원장(사진)은 "탱크 세정제로 허용되지 않는 원료에 대한 기술자문을 미리 받지 않았다면 승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해사산업 보호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