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의 수주잔량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국내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387만CGT(수정환산톤수)로 2003년 11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7월 말 3292만CGT와 비교하면 약 27% 감소했다. 2003년 국내 조선업은 2351만CGT의 일감을 확보한 바 있다. 전 세계 수주잔량 역시 9818만CGT를 기록,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05년 2월 9657만CGT였다.
한·중·일 수주잔량 부문에서는 중국이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선사 발주량이 많은 탓에 수주잔고를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수주잔량은 3604만CGT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일본은 2213만CGT를 기록, 전년 대비 3% 감소한 실적을 내놨다. 일본 조선소 역시 MOL NYK 등이 자국 조선소와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일감을 늘릴 수 있었다.
올해 1~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25만CGT로 급감했다. 전년 동기 2282만CGT의 3분에 1에 불과한 수치다. 중국은 올해 7월까지 277만CGT를 수주하며 시장점유율에서 세계 1위(38.1)%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일본으로 99만CGT(13.6%)의 일감을 확보했으며, 한국은 86만CGT(11.9%)를 수주하며 3위에 자리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기록적으로 하락했다. 7월 신조선가지수는 125p를 기록했다. 2004년 2월 124p를 기록한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신조선가 하락압력은 올 하반기 들어 강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조선소에서 적극적인 영업공세를 펼치며, 유조선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조선이 영업공세를 가하면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신조선가는 시장수준과 비교해 약 10% 낮다. 현재 VLCC의 신조선가 수준은 8000만달러대 후반이지만, 중국 선사가 수주전에 뛰어들 경우 하락 가능성이 크다.
한편 올해 7월 전 세계 선박발주량은 46척(옵션 포함)으로 급감했다. 지난 6월에 활발했던 컨테이너선 발주가 주춤했으며, 원유선과 프로덕트(석유제품)선, 케미컬선을 중심으로 건조계약이 이뤄졌다. 벌크선 시황·컨테이너 운임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신규 신조거래가 사라진 듯한 신조선 시장을 반영했다.
외신에 따르면 7월 발주가 표면화된 신조선은 VLCC 10척 아프라막스 탱커 3척, MR(미디엄레인지)형 프로덕트 탱커 15척, 케미컬탱커 4척, 핸디막스 벌크선 1척, 페리 7척, 로팩스 2척, 준설선 2척, 중량물선 1척, 기중기선 1척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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