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항은 2년 연속 연간 물동량 3500만TEU를 돌파하며 순위 방어에 성공했다. |
세계 10대 항만의 2015년 컨테이너 물동량 실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만으로 묘사되는 상하이항은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키는 기염을 토했다.
상하이국제항무집단(SIPG)은 2015년 중국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대비 3.5% 증가한 3653만7000TEU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뒤를 따르던 싱가포르항이 3100만TEU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6년 연속 세계 1위가 확정됐다.
지난해 상하이항은 춘절의 영향을 받은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성장세를 기록했다. 12월에는 306만9000TEU를 처리하며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다만, 여름철(7~8월)은 증가율이 1%에 머무는 등 아쉬운 성적을 냈다. 총 물동량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5억1333만t을 기록,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싱가포르항, 6년만에 물동량 ‘역주행’
▲ 한 때 세계 1위를 자랑했던 싱가포르항은 6년만에 성장세가 반전됐다. |
지난해 2위를 달성했던 싱가포르항은 6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세에 직면했다.
싱가포르해사항만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싱가포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3092만2000TEU에 그쳤다.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던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6년만이다.
지난해 싱가포르항의 월별 실적을 살펴보면, 1월과 2월을 제외하고 3월 이후 지속적으로 전년 수준을 하회했다. 특히 7월 이후 감소세는 두 자릿수로 증폭되며 침체가 심화됐다. 싱가포르해사항만청은 아시아-유럽항로의 침체에 따른 선사들의 선복 감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항은 이달 15일부터 정박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한 컨테이너선에 대해 입항 비용을 10% 감면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 요금 할인을 이용해 컨테이너선의 회전율을 높여 싱가포르항의 이용을 촉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와 함께 홍콩항의 물동량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홍콩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대비 9.5% 하락한 2011만TEU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홍콩 항만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10.9%나 급감한 159만TEU를 처리했다. 무려 18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특별 행정구역인 홍콩은 2014년 세계 컨테이너 항만 순위에서 선전항에 이어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인프라 및 토지 부족, 하역료 증가, 효율성 감소 등 문제에 직면하며 경쟁력이 약화됐다. 몇몇 전문가들은 홍콩항의 물동량 하락세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전망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수출입 물동량이 항만 운영에 있어 더 이상 주요 역할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최근 2016년 정책 연설에서 “선박 관리, 중개, 임대 및 금융 등의 분야에 역점을 두고 홍콩을 ‘국제적인 해운 서비스 도시’로 건설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닝보항 무서운 성장세…부산항 ‘순위 유지’
▲ 닝보·저우산항은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도약했다. |
2014년 부산항을 밀어낸 닝보·저우산항이 이번에는 홍콩항을 제쳤다.
닝보·저우산항은 2014년에 기록한 1944만TEU와 비교해 6.1% 상승한 2062만TEU를 처리하며, 2011만TEU를 처리한 홍콩항을 앞지르고 세계 4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도약하는 것이 확실시 됐다.
지난 5년 동안 닝보·저우산항은 항만 개발에 4200억위안(한화 약 77조원)을 투입하는 등 경쟁력 향상을 위해 힘써왔다. 40만t(재화중량톤)급 발레막스를 수용할 수 있는 철광석 부두를 건설하기도 했다. 항만 당국은 향후 5년간 항만의 처리 능력을 연간 3200만TEU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닝보·저우산항이 현재 3위인 선전항을 제치고 3년 연속 순위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항은 10대 항만의 부진 속에서 선방했다.
부산항의 2015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4.1% 상승한 1945만TEU로, 목표했던 1950만TEU 달성은 실패했다. 다만 칭다오항과의 격차를 유지하며 순위 방어에는 성공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실적 부진의 원인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수출입화물 감소로 꼽았다. 그러나 경쟁 항만과 비교해 4%대의 양호한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내, 글로벌 TOP3 환적 항만으로서의 위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1, 2위 환적항만인 싱가포르, 홍콩은 눈에 띄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부산항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아 올해는 세계 2위 환적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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