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9일 한진해운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로 신규 평가했다.
한신평은 2011년 10월 A2+였던 한진해운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수시평가를 통해 한 노치씩 낮춰왔다. 직전 등급은 지난해 3월의 A3이었다.
한신평은 ▲개선 중인 영업수익성 ▲불확실한 업황과 진행 중인 자구계획 ▲취약한 재무구조와 유동성 리스크 ▲대한항공의 직∙간접적 재무지원과 지원가능성 등이 평가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지난해 매출액 기준 92.7%에 이르며 벌크선은 7.1%다. 컨테이너선 운영선단 규모는 세계 9위(Alphaliner 기준),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대한항공 외 특수관계자가 동사 지분의 약 43.3%(자기주식 9.7%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노후선 매각, 노선합리화 등 구조조정 노력과 더불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로 인한 연료비 절감에 힘입어 과거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율은 지난해 -0.3%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4.3%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선박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선사의 초대형선박 확보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운임 역시 연료비 하락에 일정수준 연동돼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등 향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영업현금흐름과 자구계획 이행에 기반한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10.6%, 차입금의존도는 75.5%다.
한진해운은 앞으로도 한진해운신항만(1355억원)과 에이치라인해운 지분(1204억원) 매각, 선박 재금융 및 자사주를 활용한 유동성 확보 등 추가 자구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본원적인 영업현금창출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차입금, 금융비용, 부외부채인 운용리스 상환부담 등에 미뤄 당분간 자구계획과 최대주주 및 정부 지원 등의 외부의존적인 현금흐름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추가적인 자구계획이 가시화되고, 전년비 소폭의 개선이 예상되는 영업현금흐름과 회사채 신속인수제 활용(만기도래 사모사채의 차환 건) 등을 고려하면 시황이 급락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의 직∙간접적인 지원 및 지원가능성도 한진해운의 재무적 위험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한신평은 자구계획 및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대한항공의 지원가능성(지원의지, 지원능력 측면)이 약화될 때, 또는 별도기준 조정차입금의존도가 90%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때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복수급, 운임·연료유 추이 등 해운업황의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되면서 기존 자구계획 외 자본확충 등 추가 자금조달로 가시적인 유동성이 확보되고 별도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전 이익)' 지표가 9배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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