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유가하락과 화물수요 회복세에도 국적 항공사의 신용등급이 전년 수준으로 유지됐다.
한국기업평가는 11일 정기평가를 통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종전과 동일한 A-(부정적),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은 영업 환경 호전으로 실적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환율 등 외부환경 변수의 변동에 민감한 수익구조, 항공기 도입 등 대규모 투자 지출로 확대된 재무부담을 반영해 직전 등급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그룹 신인도에 연계된 한진과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A-(부정적), BBB+(부정적)으로 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국내 항공시장은 견조한 국제 여객수요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누계 외국인 입국자수는 전년대비 16.6% 증가한 1,420만명을 기록했고, 내국인 출국자수도 8.3% 증가한 1,608만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증가세는 2015년 들어서도 이어졌다. 4월까지 누계기준 입국자수는 전년동기대비 11.6% 증가한 459만명, 출국자수는 21.1% 증가한 619 만명을 기록했다.
항공사 영업채산성도 2014년 하반기 이후 유가 급락에 따른 유류비부담 완화, IT기기 수출 호조에 따른 화물부문 회복세 등 영업환경 개선에 힘입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이후 급등세를 보여 2011년에서 2014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배럴당 120~130달러 내외의 고공행진을 지속해 온 국제 항공유가는 같은해 10월 이후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2015년 4월까지 배럴당 평균 71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신 항공기재 도입을 통한 연료 효율성 향상 작업도 진행되고 있어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계속된다면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의 빠른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기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경쟁력 유지를 위한 대규모 항공기단 확보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규모가 빠르게 확대된 돼 재무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현대화를 목적으로 2018년까지 총53 대에 달하는 항공기 도입 계획을 수립함에따라 매년 거액의 자금소요가 예상되고 있는데다 미국 소재 윌 셔그랜드 호텔 재건축 등 사업다각화를 위한 지분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당분간 영업 현금흐름 을 통한 재무부담의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도 유가하락 등 영업환경 호전에 힘입어 최근 영업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산업에 내재된 불확 실성으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장거리 기재확충 및 프리미엄 항공 사로의 입지 강화를 위한 항공기 투자부담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계열사 지원 가능성은 대한항공의 신인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도 항공기 투자 부담이 지속되면서 재무부담 개선 여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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