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월간 컨테이너 처리실적에서 홍콩항을 누르고 세계 5위에 올라선 부산항이 3월에도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두 달 연속 세계 5위를 기록한 부산항의 3월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산항에서 3월 한 달동안 처리된 컨테이너 화물은 1년 전에 비해 2% 상승한 163만3천TEU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실적은 2014년 10월에 기록한 160만9천TEU다. 수출입, 환적화물 모두 물동량 증가세를 이끌었기에 실적 상승이 주는 의미는 크다. 부산항은 2월 월간 환적 컨테이너 처리실적에서도 개항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환적항만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부산항은 올해 1분기까지 470만9천TEU를 처리, 홍콩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부산항은 전년 대비 5.7% 성장한 반면 홍콩항은 8.1% 뒷걸음질 쳤다. 홍콩항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한 163만TEU를 처리했다.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홍콩항의 콰이충 컨테이너 터미널은 16% 감소한 129만TEU를, 이밖에 터미널에서는 2% 감소한 34만TEU를 기록했다.
세계 1위 상하이항은 3월에 310만TEU를 처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2위인 싱가포르항은 미끄러졌다. 싱가포르항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273만6천TEU를 처리했다.
세계에서 대표적인 3대 중계무역항은 부산항을 포함해 싱가포르항, 홍콩항과 같은 환적 중심항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부산항의 환적화물 처리 목표를 1000만개로 잡았다. 환적 부가가치는 타국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부가가치로 작용한다. 환적중심항으로 진화하고 있는 부산항은 올해 환적부가가치 1조2천억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따져 볼 때 총 물동량이 아닌 다른 나라 화물을 처리해 벌어들이는 환적화물 처리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살펴봐야한다”고 강조하며 “1천만 환적화물 달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닝보·저우산항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14%↑
올해 1분기까지 세계 주요 컨테이너 항만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큰 성장을 보인 항만은 어디일까. 주인공은 닝보·저우산항이다. 닝보·저우산항은 지난해 세계 5위 항만인 부산항을 6위로 끌어내린데 이어 올해는 4위 홍콩항 마저도 집어삼켰다. 이제는 홍콩항을 넘어 3위항인 선전항을 추격하고 있는 형세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세계 10대 항만 컨테이너 처리실적’에 따르면 닝보·저우산항은 올해 1분기까지 511만4천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 1년 전 450만2천TEU에 비해 14% 상승했다. 세계 주요 항만 중에서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일군 것이다. 또 1분기에 최초로 500만TEU를 돌파한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1분기까지 500만TEU를 달성했던 항만은 지금까지 상하이 싱가포르 선전 홍콩항이 유일하다.
순위도 한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세계 5위를 기록했던 닝보·저우산항은 홍콩항을 누르고 4위로 도약했다. 3위인 선전항과는 57만8천TEU 차이며 5위인 홍콩항과는 23만2천TEU의 격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괄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월간 처리실적에서도 닝보·저우산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닝보·저우산항은 3월 처리실적에서 세계 3위인 선전항마저 눌렀다. 167만2천TEU를 처리한 닝보·저우산항은 165만8천TEU를 기록한 선전항에 간발의 차로 앞섰다.
지난해 누계 처리실적에서 닝보·저우산항은 전년과 비교해 12.1% 상승한 1943만TEU를 처리했다. 닝보·저우산항이 지금과 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 2000만TEU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2000만TEU를 돌파한 항만은 상하이 싱가포르 선전 홍콩항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은 1분기에 웃었지만 홍콩항은 울었다. 두 항만의 명암이 극명히 갈린 것이다. 홍콩항은 세계 주요 컨테이너 항만 중에서 1년 전과 비교해 가장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도 한 계단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세계 4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5위로 낙하했다. 세계 6위인 부산항과도 지난해에는 약 85만TEU차로 앞섰지만 올해는 17만TEU차로 쪼그라들었다. 선전항과 닝보·저우산항의 급성장과 홍콩의 정정불안 등이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광저우와 칭다오항의 성장도 홍콩항의 물동량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월간 처리실적에서도 홍콩항의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1~2월 -6.1% -3.7%의 감소세를 보이더니 3월엔 -13.5%로 급감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부산항의 세계 5위 재도약은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하이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소화했다. 1분기까지 883만6천TEU를 처리, 지난해에 비해 7.5% 성장했다. 싱가포르항과 선전항 역시 각각 2.4% 8.8% 증가했다. 부산항 역시 5.7% 상승하며 선진 항만들의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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