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한중카페리협회 윤수훈 회장은 해운기자단과 만나 한중카페리선시장의 당면 현안으로 한국인 여객 감소를 들었다.
< 세월 >호 사고 이후 국내 관광객들의 카페리선 이용이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지난해 여객 수송실적이 늘어났지만 이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급증이 배경이다. 윤 회장은 국민들에게 배 여행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국제여객선과 연안여객선의 차이점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해운당국에 선복과잉으로 선사들의 운항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신규항로 개설을 유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윤 회장과의 일문일답.
Q. 한중카페리업계의 당면현안은?
지난해 < 세월 >호 사고 영향으로 한중카페리항로의 한국인 여객이 크게 감소한 게 큰 걱정이다. 사실 국제여객선은 국제적인 선박안전과 검사기준에 따라 한국과 중국 정부로부터 수시로 강도 높은 점검을 받고 있어 선박안전관리 측면에서 연안여객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떻든 국민들에게 선박 안전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우리 업계에서도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
또 정부, 해양관련 업단체 및 언론기관 등과 협력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홍보를 더욱 강화할 생각이다. 아울러 한중항로의 안정화를 위해 장기적인 해운불황의 지속과 수급불균형, 운임 경쟁 심화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협회 회원사간, 다른 정기선사협의회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한중 양국 정상이 올해와 내년을 ‘한중관광의 해’로 합의하지 않았나? 이에 대응해 여객유치를 증대할 수 있도록 한국여행업협회 및 관광공사 등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마케팅과 홍보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카페리항로의 특장점을 살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한중간 전자상거래 물동량의 유치 및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중인 해륙 복합운송의 운송지역을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자가용 승용차 휴대여행이 가능하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Q. < 세월 >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한중카페리업계가 지난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 한중카페리 시장 전망은?
외형적으로는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해 여객수송실적은 2013년의 150만7000명에서 159만3000명으로 5.7% 증가했다. 하지만 < 세월 >호 사고의 영향으로 한국인은 56만4000명에서 44만명으로 21.9% 감소했다. 다행히 중국인이 94만3000명에서 115만2000명으로 크게(22.2%) 증가해 전체적인 실적 성장을 일굴 수 있었다. 화물은 수출이 20만2000TEU에서 20만5000TEU로 3.2% 증가했고 수입은 24만7000TEU에서 26만5000TEU로 7.3% 증가했다. 전체 화물은 44만7000TEU에서 47만1000TEU로 5.4% 늘었다.
하지만 연태훼리의 신규개설과 일시적으로 운항중단했던 일조국제훼리와 진천항운의 운항재개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이) 선방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적취율은 여객 64.8%, 화물 50.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3년엔 64.7% 51.4%였는데 화물은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각종 운항비용이 증가한 데다 운임은 수급불균형과 경쟁심화로 인해 약보합세를 띠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도 다른 해상 항로와 마찬가지로 여러 전문기관의 경제 및 해운전망과 우리 회원사가 한중항로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여러 여건을 종합해 볼 때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Q. 한중카페리협회는 안전운항 등 현안문제와 관련해 연구기관에 용역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2차 한중해운회담에서 한중카페리항로의 선박안전관리과 장기발전전략에 대해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합의하지 않았나? 연구용역 기관으로 선정된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오는 7월까지 약 6개월간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연구용역은 < 세월 >호 사고에 따른 안전관리와 선령문제, 최근 해운시장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하고 국제카페리항로에 대한 주요 선진국의 정책사례를 비교 분석해 한중카페리항로의 안전성 제고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한중해운회담 의제로 건의할 예정이다.
Q. 관계당국과 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은?
정부에는 최근 세계적인 경제 및 해운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한중정기선항로의 심각한 선복과잉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선복량의 증대와 신규항로의 개설을 유보해 달라는 것과 해상물동량의 증가 속도에 맞춰 각 지방별로 건설되고 있는 항만의 건설규모나 개장시기를 적절하게 조정해 주셨으면 한다는 점을 건의드리고 싶다. 특히 일부 지자체와 항만에서는 항만 부두시설의 완공 및 터미널의 개장을 이유로 한중항로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개방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해운과 항만이 동반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조정을 해 주었으면 한다.
또 인천항에서 건설 중인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주요 이용자인 선사의 입장에서 경제성, 효율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설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항만공사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조정을 해줬으면 한다. 여러 차례 개선 건의했던 강제도선과 예선순번제도 문제와 항만시설사용료의 대납 수수료 문제도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줬으면 한다.
작년 < 세월 >호 사고 이후 국민들이 여객선에 승선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실 한중카페리선은 연안여객선과는 달리 국제항로를 운항해 한중 양국 정부로부터 높은 국제기준에 따라 수시로 안전검사를 받고 있으며 선원의 자질도 우수하고 민간 및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 점, < 세월 >호 사고 이후 강화된 해상안전정책을 정부가 주도해 조속히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
우리 카페리업계에는 한중합작회사로 운영되고 있어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세계 및 한중 양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경제와 해운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선박의 안전운항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회사의 자본력, 영업력, 인력, 현대화 선박의 확보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른 교통수단과의 차별화를 통해 카페리업계가 동반발전할 수 있도록 회원사가 더욱 합심협력해 주시기 바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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