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사회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터져 나왔다. 물류업계도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10월25일 한국복합물류A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곳에 입주한 물류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A동 1층은 냉동냉장창고로 이곳 내부는 샌드위치 패널의 한 종류인 우레탄 폼이 사용됐다. 가연성 자재인 우레탄 폼이 화재를 키웠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컸다. 고려애프엔씨는 냉동냉장창고 전문설비업체로서 가연성 소재가 아닌 난연성3급 소재를 사용해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업체는 1994년 냉동냉장창고 전문설비업체로 시작해 24년째 이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파오고 있다.
Q 본지 독자들에게 고려애프엔씨를 소개해 달라.
우리는 1994년 냉동냉장창고 전문설비업체로 시작해 꾸준한 연구개발과 품질관리로 다양한 분야에서 시공을 해왔다. 지난 2007년에는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전문 업체로 거듭났다. 현재는 오랜 기간 근무한 임직원들의 노하우로 업계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객사 가운데는 창립초기부터 24년을 함께해 온 업체도 있다. 24년이란 기간 동안 동반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서로 간에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Q 냉동냉장창고를 설계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냉동냉장창고는 보관 물품의 여건에 맞는 온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압축기, 유니트쿨러, 실외기 선정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품목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온도에 여러 품목을 보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품목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 구분한 다음 보관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간혹 몇몇 업체들이 공사비용을 아끼겠다고 비전문업체에 의뢰해 냉동냉장창고를 짓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이런 경우 사후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 때로는 창고에 문제가 생겨 제품이 손상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돈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 업체에 맡겨야 사후서비스가 확실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 분야에 일하면서도 고객사와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업체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고, 지금까지 업계에서 신뢰받는 업체로 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Q 최근 몇 년간 냉동냉장창고 화재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냉동냉장창고 화재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선 냉동냉장창고 주변에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해야하고, 작업자를 대상으로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용접을 할 때 반드시 소화기를 비치하고 감독의 입회하에 2인1조로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특히 설비단계에서 화재를 줄이기 위해 난연3급 단열재를 사용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자를 상주시키고 있다.
Q 해외공사를 진행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진출 전략이 궁금하다.
우리는 최근 10여 년 간 중동지역 및 아프리카 동남아 등 여러 국가에 냉동냉장창고를 설비한 사례가 많다. 알다시피 이제는 손바닥 안에서 지구촌을 검색할 수 있는 ‘LTE 글로벌’ 시대다. 현재 국내 냉동냉장창고 업체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아프리카 중동의 자원, 동남아의 과일은 적정 온도에서 보관을 해야 상품의 가치가 높아진다. 또한 국민의 GDP가 올라가면 냉동냉장창고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국가의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Q 해외공사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는 없나?
최근 에볼라가 발생한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동,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을 다녔다. 때로는 사막지역에서 엄청난 모래바람을 맞았던 기억도 있고, 엄청난 더위와 싸웠던 기억도 난다. 지금 떠오르는 일화는 2008년 이란 지역에 플랜트공사 현장에 냉동냉장창고를 설비하러 갔던 기억이 난다. 당시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에서 직원들을 기다렸는데, 술도 없고 놀 거리가 없어 혼자 무료하게 보냈다. 며칠 뒤에 직원들이 도착했을 때 굉장히 반가웠었다.
Q 일반 물류창고와 비교할 때 냉동냉장창고는 어떤 특징을 갖나?
일반 물류창고는 상온에서 물품을 보관하지만, 냉동냉장창고는 온도·습도를 유지하면서 물품을 보관해야하기 때문에 전기정치, 기계장치, 단열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접목된다. 이 가운데 한 가지 기능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온습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24시간 체크해야 한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실내 온습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단 한건의 시공을 하더라도 내 건물을 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사에 임한다. 이러한 마음으로 공사에 임하다보니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에서 연구하고 개발한다. 냉동냉장창고는 대부분이 전기가 사용되다보니 소비전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비용’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부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업계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한 우물만 꾸준히 파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연구개발한 뛰어난 기술을 고객사에 전달함으로써 고객사의 비용을 절감해주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지금도 A/S팀을 따로 구성해 주기적으로 고객사들의 창고를 다니면서 문제가 발생한 부분이 없는지 관심을 갖고 관리해준다. 아무리 신경을 많이 쓴다 하더라도, 기계의 수명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부품을 교체해주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아 고객사와 신뢰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사회적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에는 장애인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쑥스럽지만, 고용노동부에서 이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 장관상을 수여했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
Q 물류업계 발전을 위해 한마디 해준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물류는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식생활 수준이 높아진 만큼 모든 제품에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제품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보관온도가 같다고 한 공간에 보관하면 안 된다. 이제는 여러 종류의 제품을 각기 보관할 수 있도록 냉동냉장창고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류와 냉동냉장창고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물류산업이 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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