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엔엘물류에서 해고된 직원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
빙그레의 물류를 전담하고 있는 케이엔엘물류(KNL물류)의 하도급업체인 이천물류에서 해고된 직원들이 케이엔엘물류와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케이엔엘물류는 지난해 10월 전국 12개 물류센터 하청업체들이 담당하던 상하차 업무를 재하도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이천물류에서 일하던 일부 직원들이 크게 반발해 도급전환을 거부했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에 불법파견 여부를 물었다. 케이엔엘물류는 결국 지난 3월 이천물류를 폐업시켰고, 이후 인력전문회사인 케이퍼슨과 애드민을 재하도급업체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도급전환을 거부했던 직원들은 해고됐다. 케이퍼슨의 대표는 케이엔엔물류에 몸담았던 직원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난 6월께 공식발표를 통해 “케이엔엘물류의 하도급업체인 이천물류는 당초 원청(케이엔엘물류) 소속 반장출신으로 오로지 원청만의 업무를 대행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며 독자적인 작업계획서 없이 전적으로 원청과 빙그레에 의해 작업량 등이 결정됐고, 인사 및 근태관리에서도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하청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을 갖추지 못한 채 사실상 원청에 속한 하나의 사업부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하청 직원과 원청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에서 입수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이 보낸 공문
케이엔엘물류 오교성 대표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이 법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사실관계조사, 소명기회 등 매우 문제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향후 이 모든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법적 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그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의 내사종결 의견은 아무런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이천물류 소속 직원들과 당사의 근로관계 인정여부 문제는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르게 될 것이다”고 못박았다.
도급전환을 거부해 해고당한 A씨는 “89년 빙그레로 입사해 IMF가 몰아치면서 케이엔엘물류(하청)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까지 25년째 빙그레를 위해서 일을 해왔는데, 이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하도급의 재하도급을 계획하며 우리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내몰았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서 그는 “지난 3월 발생한 빙그레 공장 폭발사고 역시 사측의 ‘무리한 도급 전환’이 근본적인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된 법원의 판결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법원 판결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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