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협상으로 농업부문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에 FTA가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국제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 ‘가열되는 중국 농식품 시장, 한·중 FTA로 공략 하라’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된 후 현재 5~35% 수준인 관세가 인하·철폐돼 대중 농식품 수출이 증가하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 이후 본격화된 한·중 FTA 협상은 농업부문을 중심으로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켰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오히려 FTA를 통해 한국 농식품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국 농식품 소비시장은 소득 증대에 힘입어 지난해만 약 1,110조원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반복되는 중국 내 식품 안전사고와 단조로운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입 식품이 뚜렷해지면서 중국의 농식품 수입은 최근 6년간 연평균 20.5%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우리나라 농식품 수입 역시 같은 기간 연평균 15.7%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시장 점유율은 0.7%에 불과해 경쟁국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우리 농식품이 경쟁국보다 뒤쳐진 가장 큰 이유는 관세장벽이다. 중국은 수입 농식품에 대해 5~35%의 높은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농식품의 중국 수출은 대체로 수입 벤더들을 통해 진행되는데 관세가 높을수록 유통 벤더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 수출 성사가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중국 농식품 유통 채널의 최대 창구인 수입벤더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나라의 중국 가공식품 수입 시장 주요 경쟁국은 아세안 회원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미국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국은 우리 나라 제 1위 경쟁국으로 수출 경합도가 2007년 0.241에서 2013년 0.267로 상승했다. 반면 과거 우리 나라의 제1위 경쟁국이었던 일본과의 경합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수출경합도는 품목별로 경쟁국의 중국수입시장 점유율이 높고 우리의 수출비중이 클수록 큰 값을 가진다. 한·중 FTA 체결로 주요 농식품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될 경우, 벤더를 통한 수출 판로 확보가 원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아세안을 제외한 북미, EU와는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와의 FTA가 발효되면 시장 선점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중국의 소득 증대, 수입식품 선호 현상, 한류 등 여러 가지 기회를 기반으로 한·중 FTA 관세 특혜를 잘 활용하면 대중 농식품 수출 증대와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수출 유망 품목으로는 분유, 베이커리, 소스류 등 변화된 소비트렌드를 반영하는 품목과 캔, 통조림 등 가공된 수산물이 꼽힌다. 또 과채류를 가공한 양념 김, 과실 잼, 각종 유제품과 초콜릿 제품 역시 중국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품목으로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FTA 체결 후 관세 감축효과, 지리적 이점, 한류, 중국의 식습관 변화에 따른 수요 창출을 활용해 잠재력이 큰 중국 농식품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정혜선 연구원은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한·중 FTA 계기로 우리 농식품 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수출 산업화를 추진해 농식품 중국 수출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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