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지난 17일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88.8%)을 약 6,000억원에 일본계 오릭스 코퍼레이션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현대글로벌이 매입하는 내용도 같이 공시했다.
현대그룹은 작년 12월 현대증권 등 금융 3사와 현대상선의 사업부문(항만터미널, 벌크전용선 일부 등) 매각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그룹 지배구조 단계 단순화 예상
매각 방식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작업을 위해 설립할 예정인 SPC에 오릭스 코퍼레이션이 2554억 원, 현대상선이 1094억원 등 약 7:3의 비율로 출자하고, SPC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한 후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대금을 현대그룹 측에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9.9%는 현대글로벌 등이 매입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에 따른 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룹지배구조상 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주요한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9.9%의 시장가격은 약 1416억원이다. 현대상선을 제외한 현대로지스틱스의 주요주주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취득에 참여 할 경우,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그룹 지배구조는 ‘현대글로벌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의 순환출자구조로 소폭 단순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매각 소식에 신용평가사들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을 상향을 검토 중이다.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그룹 관련 부담 해소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매각 대금 유입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 등으로 인해 자금부담이 확대돼 왔으며, 지분법 손실 등의 형태로 계열의 실적저하가 실적에 반영되는 등 재무구조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현대로지스틱스의 제28회 외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정기평가를 통해 BB+로 유지하되, Wathlist 상향검토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현대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이 공시된대로 이행된다면, 계열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이 차단돼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그룹 리스크에 절연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축소하고 재무안정성 개선, 금융비용 부담 완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한신평은 시장성장을 바탕으로 외형도 꾸준히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지분매각으로 계열 신용위험 전이가능성이 차단된다면, 현대로지스틱스의 본원적인 신용위험 수준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오릭스로의 경영권 변경이 예상됨에 따라 현대그룹 계열의 신용위험이 현대로지스틱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평 송미경 평가전문위원은 “매각가격과 장부가액의 차이로 일부 손실발생이 예상되나, 매각대금이 현대로지스틱에 유입될 경우, 유동성 확충 및 재무부담 완화에 상당 폭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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