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 전경. |
국내 최대규모의 농식품물류센터가 문을 열었다.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에 위치한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바로 그곳. 총 부지 9만3226㎡ 건축연면적 5만8138㎡의 대형 농식품물류센터는 가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축구장 3개 면적이라는 이곳 물류센터는 각 층별로 물류시설, 상품화시설, 저장·관리시설, 지원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층을 포함해 총 네 개의 층으로 건축된 물류센터를 짓는데 총사업비가 약 1352억원이 투입됐다고 하니 그 규모가 가늠이 간다.
이곳 물류센터는 농협직원 250명과 하청업체 직원 250명이 근무해 총 직원이 500명에 달한다.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전국 최대규모라는 명성에 걸맞게 각종 물류기기를 비롯해 수억원을 호가하는 장비를 갖춘 식품안전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취재당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 1층으로 들어서니 초겨울 날씨를 방불케했다. 1층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농협 직원은 올 여름 내내 추위 때문에 겨울옷을 입고 근무를 했다고 할 정도로 창고 내부의 온도가 서늘했다. 바꿔 말하면 농산물을 신선하게 저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물류센터 1층은 농산물을 집배송하는 장소로, 전국각지에서 농산물이 상온입하장과 저온입하장을 통해 입하한 뒤, 분배작업을 거쳐 각각 상온출하장과 저온출하장을 통해 출하된다.
농협중앙회 이원진 팀장. |
물류센터 2층으로 올라가니 초기소포장센터와 전처리센터가 눈에 띄었다. 초기소포장센터에는 작업라인별로 직원들이 직접 수동으로 포장하는 품목과 반자동과 자동으로 포장하는 품목 등 각 품목에 맞게 작업라인이 구분돼 있다. 작업라인은 자동1개, 반자동7개, 수동9개로 총 17개 라인이 설치돼 있다.
농협은 물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2017년까지 작업라인을 20개로 확장, 2020년까지 28개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전처리센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전처리센터는 4297㎡ 규모로 총 10개의 작업 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원진 팀장은 “이곳에서 급식, 군납 대상 식자재용 전처리상품 공급으로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다”고 말했다.
3층에는 농협이 자랑하는 식품안전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식품안전센터는 농산물의 잔류농약 검사와 미생물 검사에 주력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식품안전센터에서는 원산지표시, 농산물이력추적관리 등 연간 약 6000건의 안전성 검사가 매년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안전센터 관계자는 “식품안전센터 직원들이 연구에 사용하는 장비의 가격만도 수억원에 달한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업무 특성상 물류센터를 24시간 가동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을 위한 복지시설도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3층에 마련된 수면실, 헬스시설, 식당, 휴게실을 비롯해 물류센터 옥상에는 잔디를 심어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을 느끼며 휴식을 취하도록 돕고 있다.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건물 뒤편에 테니스장도 있다. 추석을 앞두고 바빠서 테니스를 치지 못하고 있지만, 추석 이후에 자주 이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지하로 이동하면 1만909m2 규모의 운영통제실과 냉동창고가 설치돼 있다. 지층에서는 주로 물류기기를 세척하거나 냉동창고에 농식품을 보관하는 등의 작업이 진행된다. 또 한쪽에는 기계실과 전기실, 방제센터가 마련돼 물류센터 운영 전반을 관리한다.
한편 농협은 이 같은 대형 물류센터를 전국 5개 권역(경기 안성, 강원 횡성, 경남 밀양, 전남 장성, 제주)에 건립하고 농산물 중양물류시스템을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협중앙회 안영철 분사장은 “안성에 이어 2016년까지 밀양, 횡성, 장성, 제주에 권역별 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해 농산물유통구조를 물류센터 중심의 단순한 유통구조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은 안성 물류센터 개장으로 ‘농민→산지유통인→도매법인→중도매인→하매인→소매상→소비자’의 기존 7단계의 유통과정을 ‘농민→농협→물류센터→소매상→소비자’로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농협은 소비자 구매패턴에 맞는 맞춤형 농산물을 콜드체인시스템으로 배송해 소비자에게 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안영철 분사장은 “2020년까지 도매물류센터가 3조, 농협이 기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에서 4조원의 청과류를 취급해 도매 유통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려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농협은 안성 물류센터의 건축으로 농업인은 판매걱정 없이 생산에만 집중하는 유통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한다. 안영철 분사장은 “농협은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2014년도 1조2000억, 2016년 1조4500억, 2020년 2조원으로 점차 늘려나가 책임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식품 물류센터라는 유명세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류센터의 대규모화로 인해 이익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대규모의 시설과 조직이 꾸려져 사업량 확보를 위해 ‘갑’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설립초기임에도 갖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그 규모에 걸맞게 공정거래를 실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