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4 11:09

현대상선, 이란 항로 환적 노선으로 재개

이란 신임대통령, ‘서방국가와 관계개선’ 시사

이란 부세르항

미국의 2013 국방수권법 및 행정명령으로 대이란 제재 조치가 지난 1일부터 강화됐다. 이에 따라 이란의 해운·항만을 비롯해 에너지·조선 등의 거래와 이 분야와 관련된 원료·반제품 금속 거래 등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따라 선사들은 반다라바스항 등 이란에 직기항했던 서비스를 6월15일을 전후로 잠정 중단하게 됐다.

6월 중순 이후 비공식적으로 일부 선사들은 두바이나 제벨알리 등에서 환적 서비스를 진행해왔고 일부 주요 필수품목들이 이란으로 흘러 들어갔다. 매우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란으로의 환적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1900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바나나 같은 식품은 환적 선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두바이에서 버려졌다.

공식적으로 사실상 봉쇄된 한국-이란 해운노선에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오는 11일부터 현대상선은 두바이 환적을 통해 이란 부세르(Bushehr)항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달 13일 이란 서비스를 중단한지 1달 만에 다시 이란으로 컨테이너를 유입하게 된 것이다. 현대상선 측은 이란으로의 환적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공지를 받아서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을 제외한 IRA(중동항로 선사단체) 소속 선사들 중에서 이란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곳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한 선사는 현대상선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서비스 재개 여부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오래도록 지속된 미국과 서방국가의 대이란 제재 긴장 상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 중도·개혁파 성향의 나선 하산 로하니 후보가 당선돼 내달 취임하기 때문이다. 2009년 대선 당시 부정선거 논란으로 촉발한 국민의 반정부 시위로 이란 내수는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또 핵개발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가 갈수록 세지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돼갔다.

미국과 EU의 석유금수, 금융거래 제한 등 각종 제재로 이란 경제는 위축됐다. 지난해 원유 생산은 전년보다 25% 감소했고, 석유 수출과 외환 수입 감소는 자국 통화 리알화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2년간 약 70% 떨어졌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으며, 실업률도 2011~2012년 2년 연속 12%를 넘었다.

로하니 당선인은 선거운동 당시 미국 및 서방국가와의 적절한 관계 개선은 물론 경제 제재 해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핵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건설적인 대화를 하겠다’, ‘평화정책을 추진해 국제사회와 화해하겠다’, ‘우리는 지난 8년의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고 말했다.

이란 해운·무역업자들은 로하니정부 출범으로 미국 서방국가 등 외부로부터의 경제 제재가 해결의 기미가 보이면 해상무역이 예전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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