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에 대한 우리나라의 주권이 강화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생물 자원 확보를 체계적으로 추진한 결과 지난 3년간 총 4천여 종의 국내ㆍ외 해양생물 표본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양생물 표본은 생물의 몸 전체 또는 일부를 채집해 그 특징이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처리한 연구용 재료를 일컫는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생물분류학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해양생물에 대한 주권을 강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세계 각국은 해양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평온해 보이는 바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1993년 생물다양성 협약(CBD,) 발효와 2010년 나고야 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약 700조원의 경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해양생물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0월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는 생명자원에 대한 국가주권의 인정, 자원이용을 위한 자원보유국의 사전 승인, 보유국과 자원이용 시 발생한 이익의 공유 등을 의무화했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해양생물 분류학자 등 연인원 200여 명의 전문 연구진으로 구성된 해양생물표본확보 사업단을 운영했다.
그 결과 어류 536종, 무척추동물 2,337종, 해조류 625종, 미생물 437종 등 총 3,935종 36만여 점을 확보했다.
이는 2007년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해양생물다양성보전대책’에서 제시된 우리나라 기록종(9534종)의 약 41%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3년간 확보된 해조류는 625종으로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보고된 전체 종수(1,002종)의 62.5%에 해당된다. 어류는 987종 중 536종이 확보돼 54%를, 무척추동물 중 환형동물이 340종으로 전체 종수(442종)의 81%를 확보했다.
이밖에 절지동물 연체동물 등 22개 문(phylum)에서 생물군이 확보돼 우리 연근해가 해양생물다양성이 높은 수역임을 입증했다.
표본 확보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국내ㆍ외 해역에서 채집한 생물을 최첨단 분석장비를 이용하여 형태적,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관찰ㆍ분석하고, 각종 분류학적 정보, 채집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등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원관 추진단 관계자는 1단계(‘10∼’14년)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후속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지속 추진하여 국내․외 해양생물자원 약 10만 종, 1천여만 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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