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20 09:50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 수드 합병으로 유럽 4강 시대 도래할까

크리스마스를 바로 앞둔 작년 12월 18일,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 수드측은 양사의 통합 가능성과 조건에 대해 대표 이사회가 협의하고 있음을 갑자기 발표했다.  통합은 아직 미지수이지만 통합이 실현되면 공급 선복량에서 세계 4위의 컨테이너 선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세계 1 ~ 4위를 모두 유럽계 선사가 차지하게 돼 5위 이하 아시아계 선사의 재편과 통합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양사는 모두 독일 함부르크시를 본거지로 하는 선사라는 점에서 과거에도 종종 통합 가능성이 검토돼 왔다.

  1998년경에는 합병 직전이라는 소문도 있었으나 그후 NOL이 하파그로이드인수에 나서는 등으로 흐지부지해졌고 또한 하파그로이드가 경영난에 빠진 2008년에도 독일 경제계 등의 지원으로 통합이 검토된 적이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양사가 통합을 전제로 한 교섭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 교섭을 굳이 발표한 이유와 관련,  그만큼 물밑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 통합 실현성이 높다는 설과, 제3자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함이라는 설이 그럴듯하게 떠돌고 있다.

  어쨌든 통합이 실현되면 운항 선복량이 세계 6위에 랭크되는 하파그로이드(139척/63만2348TEU/시장 점유율 3.7%)와 12위인 함부르크 수드(105척/42만5917TEU/시장 점유율 2.5%)의 통합으로 244척/105만8265TEU의 선복을 지배 하에 두는 세계 4위(시장 점유율 6.2%)의 컨테이너 선사가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머스크의 258만9905TEU(시장 점유율 15.4%), MSC의 224만5342TEU(시장 점유율 13.3%), CMA의 139만7995TEU(시장 점유율 8.3%)에 버금가는 100만TEU 선사가 돼 70만TEU 규모의 5위 이하와 격차를 크게 벌리는 된다.  또 양사의 신조선 발주 잔량이 모두 33척/26만TEU나 있기 때문에 통합 선사의 선복량은 2015년까지 130만TEU로 늘어난다.  세계 3위 CMA CGM에 육박하는 규모의 선대를 확보케 되는 것이다.

  양사가 통합을 계획하는 목적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 수요 부진과 선복 급증에 따른 심각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드 얼라이언스 멤버로서 동서기간항로를 중심으로 영업 항로를 전개하는 하파그로이드와 남미/아프리카/호주 등 남북항로에 강점을 가지는 함부르크 수드는 통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또 12 ~ 15세기에 북유럽 발트해 무역을 독점했던 한자동맹의 중심도시이고 독일에서도 독립 기질이 강한 “자유 한자동맹 도시 함부르크”를 본거지로 하는 선사이기도 하다.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고, 언어와 문화가 같다는 것도 조직과 스탭의 통합이 비교적 원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무엇보다 유럽 금융위기로 고심하는 독일 산업계는 독일 선사 통합에 대한 대망론(待望論)이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봄 하파그로이드의 주요 주주 ALBERT BALLIN을 구성하는 Kuehne Maritime의 Klaus-Michael Kuehne회장이 하파그로이드의 함부르크 수드와의 합병을 주장한 것도 합병협의에 들어가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번 독일 선급협회 GL이 노르웨이 선급 DNV와 경영 통합을 합의, 독일과 발트해 각국의 선적을 유지해가는 환경정비가 갖춰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확실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한자동맹의 부활을 생각게 하는 움직임이다.

  세계 톱으로 군림하는 글로벌 플레이어인 독일 국적선사의 대망론이 양사의 통합을 지지해 갈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그후의 교섭 경과는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업계지에서는 여러가지 억측 기사가 게재되고 있다.

  시너지효과와 공통의 기업풍토라는 점에서는 용이하다고 생각케 하는 양사의 통합이지만 실현까지는 극복해야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양사는 먼저 자본구성에 큰 차이가 있다.

  하파그로이드는 2008년 경영위기로 인해 함부르크시와 지역 산업계/은행으로 구성되는 투자그룹 ALBERT BALLIN이 자본을 투입 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쥐고 있다.

  지역으로부터의 자본투입이라는 것은 이른바 지역의 공적자금투입에 의한 지원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재정 건전화를 위해 재건 중에 있는 기업이다.  수천억달러 규모의 유이자 부채도 안고 있다.

  한편 함부르크 수드는 Oetker 일족에 의한 비상장 사기업이다.  재무상황은 초우량인 특A격으로 은행으로부터의 유이자 부채가 전혀 없다는 초건전 경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통합과 합병이라 해도 재무 상황적으로는  양사는 결코 대등하지 않다.  유럽에서의 억측 보도에서도 재무적으로 건전한 함부르크 수드가 하파그로이드를 흡수해 경영 주도권을 잡는 형태의 통합이 이제는 기성사실처럼 말해지고 있는 측면도 있다.

  또 문화적 배경이 같은 독일선사끼리라고는 하나 공기업과 사기업의 차이 때문에 양사는 경영방법에도 큰 차이가 있다.  고용 경영진인 하파그로이드 수뇌와 친족경영 색채가 강한 함부르크 수드가 통일된 매니지먼트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과제의 하나다. 

  재무상황과는 대조적으로 경영규모와 주요 항로에서의 브랜드력, 자기부담 영업거점 네트워크에서는 하파그로이드가 리드하고 있음은 확실할 것이다.

  운항 규모는 하파그로이드가 함부르크 수드의 1.5배에 달하고 종업원수는 하파그로이드가 약 8000명이고 함부르크 수드가 약 3000명으로 배 이상의 차가 있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의 감각도 당연 격차가 있다해도 무방할 것이다.

  즉 경영 주도권을 잡는 측인 함부르크 수드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급여수준 등 인건비 비용와 로컬 대리점 등의 비용을 포함해 영업점포 통일 등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는 지적도 있다.

  주력 항로 상이에 따른 경영환경의 차이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운임 변동폭이 큰 동서기간항로를 주력으로 하는 하파그로이드는 운임시세 동향에 따라 대폭 흑자나 대폭 적자로 수익이 오르내리는 환경에서 사업을 행하고 있다.

  한편 비교적 운임이 안정적인 남북항로가 주력인 함부르크 수드는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것도 부득이하다.  그같은 전략부분을 일체화할 수 있을지는 동서/남북 양 항로를 함께 경영하는 기존 선사의 대응을 봐도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함부르크 수드가 소속된 Oetker 그룹은 현재 식품사업과 해운(함부르크 수드)에서의 영업 비중이 반반으로 만약 수익환경이 불안정한 하파그로이드의 흡수로 해운부문의 비중이 높아지면 그룹 전체의 연결수익이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생긴다.  그같은 상황을 Oetker 일족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통합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함부르크 수드측 염려 때문에 우선은 함부르크 수드가 하파그로이드에 부분적으로 자본을 투자해 서서히 주주 비율을 높여간다는 소프트랜딩안도 유럽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아무튼 이같은 과제를 극복해 통합이 실현되면 모처럼의 대형 재편이 되는 것만으로 정기항로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운항 선복 상위 4위까지를 유럽계 선사가 독점하고, 5위 이하와 규모면에서의 차가 벌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M & A를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다.

  유럽 4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편 소문이 있는 중국선사 코스코와 CSCL 중국세를 비롯, 한국의 한진해운, 한진해운과 대만의 에버그린과 양밍L, 또는 일본의 정기항로 중핵 3사에 이르기까지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 출처 : 2월11일자 일본 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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