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제국 탈피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진행 중… 공격적 수주 앞세워
●●● 2001년 대동조선을 인수해 조선업계에 뛰어든 STX조선해양의 발걸음은 국내조선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2004년 1조5천억원에 머물던 매출액은 2008년 14조8천억원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STX 그룹 내에서도 해운과 함께 2대 핵심사업으로 발돋움해 현재에도 멈추지 않는 질주를 하고 있다.
과거 ‘빅3’라고 칭해지던 국내조선업계를 과거완료형으로 만들어버리고 ‘빅4’체제로 구도를 개편한 STX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42척, 28억3천만달러를 수주했다. 잇따른 상선 수주에 이어 선종 다변화로 탱커선, 해양작업지원선(PSV), 군함, 다목적선 등의 고부가가치선 수주도 성공하며 ‘벌크제국’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조선과 비조선의 점유율은 7:3 정도로 파악되며, 비조선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최근 STX는 ‘신성장 동력’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플랜을 기획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핵심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다롄 조선기지, STX유럽 출범 등 조선해양과 함께 ‘글로벌 3대 거점’ 확보가 원동력이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STX장학재단은 글로벌 인재 해외 파견 등의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를 누빈다
2008년 12월 18일 ‘다롄 조선해양 생산기지’가 완공됐다. 빅4의 막내격인 STX조선해양은 이로서 3대 글로벌 거점을 구축했다.
STX유럽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를 맞아 크루즈선 수주 활동을 재개하고 상반기 해양플랜트 및 특수선 부문에서 총 9척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수주활동 중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대형 크루즈선박 수주의 성공이다. 지난 3월 1일 STX프랑스가 이탈리아·스위스 합작선사인 MSC크루즈와 14만t(GT)급 초대형 크루즈선 건조에 합의하고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 첫 수주도 초대형크루즈가 차지했다. 지난 7월 1일 리비아 국영선사인 GNMTC사로부터 13만9400t(GT)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 한 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STX유럽의 브라질 조선소인 프로머 조선소는 브라질 트랜스페트로사와 총 5억3600달러 규모의 LPG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5척, 1억6천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첫 선박을 성공리에 인도하며 중국 현지 선박 건조시대를 열었다. 다롄과 푸순 지역에 대규모 엔진공장을 준공했고 중국 현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경영효율성도 대폭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도 벌크선, 유조선,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일괄생산체제의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벌크 화물 운송 시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선사들이 다목적용 캄사르막스급 벌크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포착하고, 자체 개발한 최적의 캄사르막스급 벌크선 선형을 앞세워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 상반기에만 총 5척의 캄사르막스급 벌크선을 수주했다.
지난 4월에는 아시아 소재 선주사로부터 고부가가치선박으로 알려져 있는 2만4천t급 특수목적선 2척 수주에 성공했다. STX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특수목적선은 선주사의 판단에 따라 여러 종류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선박으로 한 종류의 화물만 운송할 수 있는 기존 상선에 비해 활용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 선사인 ‘탱커 퍼시픽 매니지먼트’사와 7만4500t급 탱커선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6일엔 드릴쉽을 수주하는 등 다양한 선종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작년 5월 ‘2009년 상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하반기에는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해외 자원국가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STX조선해양과 STX유럽, STX다롄을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토대로 조선분야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신규 수주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적극적인 수주 통해 불황도 정면 돌파
STX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생산거점의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전 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종합조선소의 장점을 살려 해외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 신규사업에 내부 역량을 더욱 집중하는 한편, 미래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TX유럽은 지난해부터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에서 쇄빙예인선, 헬리콥터 캐리어, 극지방 해양탐사선, PSV 등을 잇따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만큼, 하반기에도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STX조선해양과 STX유럽이 협력해 완료한 쇄빙셔틀 LNG선, 쇄빙 컨테이너선의 선형 개발 프로젝트와 같이 R&D를 비롯해 마케팅, 구매, 조달 등에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간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의 본격적인 건조가 시작되는 만큼 새로운 선종 포트폴리오에 알맞은 생산공법, 대형선박 건조 중심의 물류 체계, 조달 시스템 등의 안정화, 단순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STX 그룹 관계자는 “올 한 해도 조선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기로 접어들 때를 대비해 공격적인 수주활동과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올해 조선·기계 부문에서 총 14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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