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5 13:37
지식경제부가 이달 초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11개 주력 품목 중 선박류의 수출만 유일하게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했다. 그것도 61.0%로 큰 폭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수출 담당자는 “지금까지는 3년 전에 수주해 놓은 물량으로 먹고살았지만 올해 들어 조선 수주가 급감했다. 3년 안에 조선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업체는 올해 들어 수주 실적이 총 1척에 불과했다. 7대 조선소는 여기에 현대미포, STX, 현대삼호, 성동조선해양이 포함된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는 세계 조선업계의 공급능력이 2011년에 한국 5000만 t, 중국 4000만 t, 일본 2000만 t 등 총 1억2500만 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요는 2013년 이후 총 4000만 t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대형조선사의 과잉투자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의 과잉설비 규모는 지난해 58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였으며, 2011년에는 3200만 CGT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조선사 중 7개사는 올해 1월과 3월 채권단 주도의 신용위험평가에서 기업개선작업 혹은 퇴출 대상으로 꼽혀 구조조정 중이다.
하지만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조선시장의 물량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형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과거 일본 정부의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 초반 조선경기가 급속히 악화하자 조선업종의 성장여력을 낮게 보고 생산설비 감축, 조선업체 통폐합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 후 세계 조선시장 규모는 일본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크게 늘어 생산설비를 확장한 한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는 것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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