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0 14:40
호주항로/ 세계 경제침체 여파 시황 하락 본격화
머스크라인·에버그린 선복 축소로 상쇄효과
호주항로는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물동량은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작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며 선사들이 계획했던 운임회복도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선사들은 운임동맹인 아시아·호주협의협정(AADA)을 중심으로 지난달 1일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일제히 실시할 계획이었다. 선사들은 당초 9월부터 GRI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물동량이 받쳐주지 않아 1달 뒤로 미룬 터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세계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또 9월11일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기점의 호주향 화물에 대해 TEU당 250달러를 도입키로 했다. 연기됐던 성수기할증료(PSS)도 도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물동량도 작년과 비교해 약세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월 한국발 호주향 물동량은 5120TEU로 지난해 같은 달의 5650TEU보다 약 500TEU 가량 줄었다. 성수기 도래와 함께 월간물동량이 5천TEU를 넘어서긴 했으나 지난해와 비교해선 턱없이 낮은 실적이다. 9월까지 누적물동량은 4만5천TEU로 지난해보다 9% 가량 감소했다.
최근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호주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구매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달러 환율은 지난 7월16일 미화 달러 대비 0.9786호주달러를 기록하며 1:1 수준에 근접했다가 금융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호주달러 가치는 최근 들어 고점 대비 50% 가까이 급락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호주달러 하락과 함께 호주 수출화물의 주종인 원자재나 밀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호주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물동량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발 물동량과 비교해 중국과 일본발 물동량은 성장세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이다. AADA에 따르면 8월까지 일본발 물동량은 6.5%, 중국발 물동량은 15~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부산-호주 주요항(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간 운임은 TEU당 550~600달러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TEU당 300달러 이상 하락한 상태. 운임이 올해 초 급격히 하락한 데다 바닥선이란 선사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추가적인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머스크라인이 지난 달(10월)부터 3개 노선으로 꾸려지던 아시아-호주항로를 1개 노선으로 통합한 부메랑 서비스를 새롭게 개설한데 이어 에버그린도 자체 서비스해오던 아시아-호주 노선을 중단하는 대신 현대상선 등과 공동운항 서비스에 나서 선복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에버그린은 현대상선, APL, 함부르크수드, 하파그로이드 등 4개 선사가 서비스하는 AAS에 지난달 말부터 참여했다. 에버그린은 처음 한달간은 선복임대(슬롯차터)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다 이달(11월) 말부터 35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양 선사의 서비스 개편으로 아시아-호주 항로의 선복량은 주간 2500TEU 가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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